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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도록 조명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서울시 종로구청 운동경북 중고등학교 뒷길에서 21일 밤10시께 북괴무장간첩과 교전이 벌어진 직후 서울시경에는 초 비장 경계령이 내렸다.
국방부· 내무부는 일체 출입이 금지되었고 통의동 파출소엔 경찰의 지휘본부가 설치되고 홍제동 파출소엔 군의 지휘본부 설치됐다.
이날밤 교전이 끝난후통의동에서 세검정에 이르는길과 문화촌에서 세검정으로 이르는 길은 모두 차단되었다.
자정쯤 문화재관리국에서부터 청와대에 이르는 사이에 경찰과 국군이 요소마다 완전 무장한 차림으로 경비하고 있었고 중앙청 청와대 위의 밖 하늘엔 조명탄이 끊일 사이 없이 터졌고「헬리콥터」가 밤새상공을 돌았다.
청와대입구에서 무장한국군이 서울관999호 치안국장 차까지 정차시켜 채국장은 차에서 내려 군인들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했다.
이때 바로 옆으로 정국무 총리의 차를 비롯, 각료들과 관계관들이 잇달아 청와대로 들어가고 있었다.
청와대 앞을 지나 효자동으로 꺾이는 길목에서 채국장은 『여기서부터 위험지역』이라고 했다.
경북고교정문을 지나 인적이 없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못 미쳐「버스」가 1대 폭파되어 있었는데「버스」는 좌석 운전대등 모두박살, 껍데기만 그을음에 꺼멓게 그을려 있었다.
처음교전이 벌어졌던 주변엔 군경합동수색대가 일 열로 길에 깔리듯 늘어서 있었고 자하문 못 미쳐 언덕길옆엔 서울 영1234호와 7500호「버스」가 수류탄을 맞고 멈춰있었다.『「버스」안에 피해자가 없었느냐』는 질문에 채국장은『별로 없었다』는 간단한 한마디였다.
22일 상오1시 종로서 서장실엔 신동운 교통계장이 전화를 받기 위해 분주했고 육영수여사가 한밤중에 서장실로 직접전화를 걸어 죽은 최서강에 대한 조의를 표했다.
이어 후임으로 치안국 감찰계장 김덕중 총경이 종로서장으로 부임, 기자들에게 악수를 청하며『힘껏 싸웁시다』라고 결의 찬 한마디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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