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설리번 애질런트 회장 "좋아하고 싶은 건 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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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미국계 계측기 및 반도체 생산 다국적기업 애질런트테크놀로지스의 빌 설리번(55) 신임 회장은 최근 방한하면서 한국 직원들에게 '싫어하는 것'과 '좋아하고 싶은 것'을 인상깊게 보여줬다.

싫어하는 것은 '격식'이고, 좋아하고 싶은 것은 '한국'이었다. 지난달 초 회장에 오른 그는 최근 첫 공식 출장으로 한국을 찾았을 때 수행원 한 명 없이 여행가방 하나만 달랑 들고 인천공항에 내렸다. 그런 그를 마중나간 사람도 한국애질런트 윤승기 사장뿐이었다. 그는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국 지사를 방문해 또 한 번 직원들을 놀라게 했다. 19층 사장실을 나와 20층 회의실을 올라갈 때였다. 윤 사장이 설리번 회장을 엘리베이터로 안내했으나 그는 "나는 무릎이 튼튼하다"며 비상구 계단으로 걸어 올라갔다.

설리번 회장은 방한 기간 중 한국에 대한 애정도 과시했다. 서울에 도착한 첫날 점심시간. 그는 "한국 음식을 맛보고 싶다"며 예약된 양식당을 취소하게 했다. 대신 한정식집을 찾은 그는 된장찌개와 돼지목살 소금구이, 김치 등을 맛있게 먹었다. 그동안 한국 음식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던 설리번 회장이었지만 한국 직원들에게 친근감을 보여주기 위해 한국 식당을 찾았던 것이다. 휴대전화의 성능을 점검하는 계측기가 주요 생산품 중 하나인 애질런트에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현재 세계 휴대전화 시장은 8개 사가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그 중 두 개 회사가 한국 기업인 삼성과 LG다. 이 때문에 애질런트는 2월 서울 서초동에 '애질런트 아시아 모바일 개발센터'를 설립했다.

설리번 회장은 "이 센터가 개발한 제품을 애질런트의 유통망을 통해 전 세계에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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