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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모임 시리즈 1.] 초대에 응하는 방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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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이 말 뿐이다.

당신도 한쪽 구석에 이렇게 적힌 편지봉투를 받을 수 있다. 그렇지 않은가?

각종 초대의 계절이 돌아왔다.

  • 사업상의 접대

  • 회사의 파티

  • 사무실 야유회

  • 하프 연주가 흐르는 멋있는 레스토랑에서 5개 부서장 및 상사와 함께 하는 저녁식사. 테이블가 하프 연주가의 이력을 떠올리면서 어떤 사연을 갖고 있을까 생각해본다.

  • 얼굴에 색깔을 칠한 채 로비에서 여는 '가족의 밤' 행사.(제발 선물은 없길.)

  • 부사장이 참여한 아마추어 밴드와 급조된 무언극이 포함돼 있다면 그건 전사적인 악몽이다. 지난해 우편담당 이사의 딸이 알루미늄 박으로 만든 천사 날개를 달고 회사건물 옥상에서 '오, 작은 베들레햄 마을'을 부르는 것을 끝까지 지켜봐야했던 것을 기억해보라.

  • 모든 직원들이 화장 가운을 입고 양치기로 분장한 채 건물 근처에서 왔다 갔다 하며 손님들을 위해 캐롤을 불러야 하는 현장주임의 연례 행사는 또 어떻고.

    물론 최악의 초대장은 그 안에 온갖 색종이와 반짝이들이 들어있는 것이다. 초대장을 열면 당신 위로, 당신의 책상 위로, 사무실 카펫 위로 그것들이 온통 쏟아져 나온다. 그것들을 모아다가 초대자의 거실을 장식해주고 싶은 충동을 느끼지 않는가?

    그리고 맨 마지막에 있는 'RSVP'. 'Repondez s'il vous plait'를 줄인 말로 프랑스어 "회답바랍니다"라는 의미다.

    CNN: 미국에서는 연간 14만톤 가량의 초대장과 해리 앤 데이비드(Harry and David, 미국의 선물용 음식 회사)의 카탈로그가 배달된다. 그래서 에티켓 전문간 앤 험프리스를 초청해 사업상의 초대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를 들어본다.

    에티콘(ETICON)의 사장인 그녀는 신속하면서도 정성껏 명쾌한 해답을 보내줬다. 우리는 그녀가 '회답했다(RSVP-ed)'고 말하지 않는 것을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RSVP-ed'라는 말은 남용되고 있는 문구(RSVP)의 승인되지 않은 표현이니 괜히 언어파괴자가 되지 말라.

    앤 험프리스: 우리는 초대장을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두 입장에서 봐야 할 필요가 있다.

    보내는 사람의 입장에서 시작하자. 모든 사람에게 회답을 바란다고 요청하는 것보다는 초대장에 "수락 바람"이라고 쓰는게 한층 세련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회답 여부를 알릴 수 있는 e-메일 주소를 적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개인적인 느낌이 나는 초대장을 보내는 것이 선호된다. 우표를 직접 붙여라. 회사 이름이 담겨 있는 편지 봉투를 사용하지 말고 프린터 등을 이용해 편지 봉투에 직접 문구를 적어넣도록 해라.

    초록색 종이에 붉은 잉크를 사용한 초대장은 읽기 불편하니 피해라. 만약 모든 사람을 초청하는 초대장을 게시판에 붙일 거라면 '회답바람'은 적지 않는 편이 낫다.

    기부금을 요청하지 말라. 나도 그런 초대장을 여러번 받았다. 세상은 더 이상 "참석 못해 죄송합니다. 여기 세금공제되는 '--.00달러'의 기부금을 보냅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비영리 단체가 아니다. 나는 이 같은 사람들이 진정으로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고 기부를 하려고 한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좋지 않다.

    너무 떠벌이면서 초대장을 전하지 말라. 초대자 명단은 신중하게 관리해라. 모든 사람들이 올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라. 어떤이들은 그저 혼자 있는 것을 더 즐길 수 있다. 중역들 중엔 직원들과 어울리는게 편하지 않은 이들도 있을 수 있다. 때때로 다른 이들과 거리를 두는 게 더 나은 직종도 있다.

    이제는 초대장에 "수락바람", "안오면 후회" 또는 "회신바람" 중 어떤 것을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더이상 얘기하지 않겠다. 이제는 받는 사람 입장에서 살펴보자. 당신은 그저 참석여부만 알려주면 된다. 그저 아무 우표나 회사봉투를 사용한 무작위 초대장이라고 해도 그것은 여전히 당신의 참석여부에 관심을 두고 있다.

    회답을 다 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초대장을 받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지 않다.

  • 초대에 응할 때는 초대해줘서 고맙다고 해라. 아직 결정하지 못했을 때는 만약 당신이 갈 수 있다면 언제까지 회답을 주면 되는지 물어라. 이런 식으로 주의깊게 행동하는 것은 당신의 평판을 좋게 해준다.

  • 참석하지 않을 거라면 지나치게 설명하려 들지 말라. 그냥 다른 계획이 있다고 해라. 단순히 "참석 못합니다"라고 하거나, 애매하게 "갈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라고 대답하는 것보다는 "좋은 시간을 놓치게 될꺼라고 생각하지만, 갈 수가 없군요."라고 하는 것이 한결 낫다.

  • 다른 사람을 데려가도 되는가? 초대장은 당신에게 보내진 것이다. 다만 "허락 안되더라도 상관없습니다만, 누굴 데려가도 될까요?"라고 전화로 물을 수 있는 행사가 있다. 환영회라면 보통 허락된다. 그러나 주최자에게 "인원이 꽉 찼습니다"라고 답할 수 있는 기회를 주라.

    아이들까지 초대하는 경우가 아니면 아이들을 동반하지 말라.

  • "또 누가 오는데?"라고 묻는 것은 곤란하다. 당신은 한동안 만나지 않았던 사업상의 관계자를 알아볼 수 있도록 누가 참석할 지 알고 싶을 것이다. 그건 좋다. 그러나 그런건 나중에 물어도 된다. 단지 당신이 싫어하는 회사의 '바보 멍청이'가 참석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면 좋지 않다. 가령 당신과 이혼한 전 배우자가 회사 동료라면 그가 올 것인지 묻는 것 정도는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바보 멍청이'가 오느냐고 묻지는 말라.

  • 아기를 돌볼 사람이 오지 않았다거나 차가 고장이 나는 등 뜻하지 않았던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그렇다고 불참자가 되지는 말라. 오후 이후에 뭔가 일이 생기면, 초대자에게 긴급상황이 발생했다고 알려라. 단, 행사가 시작하기 직전이나 이미 한창 진행 중일 때라면 당신의 문제로 초대자를 귀찮게 하지 말라. 다음날 전화해 사과하면 된다. 행사날 저녁 내내 당신의 명찰이 사용되지 않은 채로 테이블 위에 놓여 있게 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라. 초대자들은 당신이 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초대를 받았다고 여기저기 떠벌이고 다니지 말라. 초대받지 않은 다른 사람이 마음 상할 수도 있다. 당신이 놀이터에서 메건에게 같이 밤을 지새자고 집으로 초대했을 때 거기 홀로 서 있는 킴벌리의 마음과 같을 것이다.

  • 행사가 끝난 후의 행동이 결정적으로 에티켓 수준을 가늠하게 한다. 최고의 에티켓은 감사 쪽지를 보내는 것이다. 편지나 엽서, e-메일도 좋다. 그러나 단순한 감사편지 보다는 "음식이 정말 훌륭했습니다. 그 바보 멍청이가 왔지만 그래도 나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라는 식의 훌륭한 맺음말을 적는게 좋다.

    마지막으로 초대를 평가해서 참석 여부를 정하는 방법에 대해 얘기하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단지 얼굴만 비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곳에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해라. 그곳에 참석함으로써 관계를 형성하고, 관계를 지속하게 되어 사업상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어쩌면 1년에 한 번 맛볼 즐거움을 얻을 수도 있다.

    좋은 사람을 만날 수도 있고, 당신을 북돋을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또 그들의 사업이 돌아가는 상황을 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가라. 그리고 당신이 참석한 것을 알게 하라. 행사가 끝나면 감사 표시를 해라.

    다음주에는: 이제까지 앤이 어느 행사에 가야할지를 알려주었습니다. 그럼 행사장에선 무엇을 해야할까요?

    앤 험프리스는 에티콘(ETICON)사의 설립자이자 사장이다. 경영 컨설턴트로 유명한 그녀의 고객 중에는 포춘(Fortune)지 선정 500대 기업들도 포함돼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Wall Street Journal)·포춘·머니(MONEY)지 등과 함께 CNN·CBS·라이프타임 TV(Lifetime TV) 등의 방송에도 소개됐다. www.eticon.com을 통해 그녀와 연락할 수 있다.

    Porter Anderson(CNN) / 이정애(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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