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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레저] 관광공사 추천 4월 가볼만한 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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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들이는 꽃나들이다. 아무리 길이 막혀도 흐드러진 꽃을 볼 수 있다면 주저 없이 떠나는 것이 춘심인가보다. 꽃 너머에 역사와 문화의 유적이 함께 서 있는 곳이라면 힘들게 찾아온 길이 아깝지 않겠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 발표한 '4월 가볼 만한 곳'은 그렇게 아름다우면서도 알찬 볼거리가 있는 곳이다.

*** 배꽃 흐드러진 남사당의 본거지

요절한 스타는 신비감만으로도 사람을 휘어잡는다. 미모에 재능까지 겸비한 스타라면 더욱 그렇다. 우리 나라 최초의 대중연예집단 남사당패의 전성기를 이끈 여자 꼭두쇠 바우덕(본명 김암덕)이 그렇다. 미모와 탄탄한 소리 실력, 화려한 줄타기로 뭇 사내들의 넋을 빼놓고 결국 흥선대원군으로부터 '정삼품 옥관자'를 하사받았던 인물. 23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등졌지만 그가 본거지로 삼았던 안성엔 수많은 남사당패가 생겨났고 지금도 면면히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해마다 4월부터는 매주 토요일 오후 4시와 6시30분 보개면 복평리 남사당 전수관에서 남사당 풍물놀이가 상설 공연된다. 특히 4월이면 흐드러지는 배꽃은 청초한 이미지가 바우덕을 연상시키고, 꽃잎 흩날리는 모습은 남사당 공연의 화려함에 비견된다.

이 밖에 안성맞춤이란 말을 탄생시킨 유기공방, 청룡사와 석남사.칠장사 등 천년고찰과 김대건 신부의 묘가 있는 미리내 성지 등 다양한 볼거리를 갖추고 있어 주말에 가족과 함께 답답한 도심을 탈출해 찾아가기에 그만인 곳. 여기에 윤기가 번지르하게 흐르는 안성 쌀밥과 쫄깃하고 고소한 안성한우가 여행길 입맛까지 더해 '웰빙 여행'이란 이름표를 달기에 부족함이 없다. 안성시청 문화체육관광과 031-678-2068.

*** 경주의 속산, 남산 나들이

꽃을 보고 싶지만 차만 보는 것이 아닐까? 봄이면 꽃나들이를 떠나고 싶지만 인파에 치이고 길에서 시간 낭비할까 걱정이 앞선다. 그러나 경주 남산에서 이런 걱정을 붙들어 매도 좋다. 천년고도 경주엔 불국사와 석굴암 등 꼭 들러야 할 곳이 수없이 많다. 그래서 외지인들은 경주 남산은 별 관심을 두지 않지만 사실 이 산은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불상과 유적이 남아 있다. 비바람 맞으며 덩그러니 놓여 있는 돌부처들이 산길 모퉁이를 돌 때마다 툭툭 튀어나오면 천년 불국토의 한가운데 있음을 실감한다. 무엇보다 여기서 바라보는 경주의 배리평야 일대 꽃이 만발한 4월의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이다. 경주시청 문화관광과 054-779-6390.

*** 바람 맑고 달 밝은 청풍호반

1978년 완공된 충주댐은 충주호 130리 길의 크루즈 코스를 덤으로 내놓았다. 내륙에서 배를 타고 돌아보는 호반의 절경은 길손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하지만 봄, 그 중에서도 4월엔 배보다 차를 타고 가 보시길. 호반 입구에서 청풍면 소재지까지 13㎞ 길이의 벚나무가 가지마다 토해놓는 꽃으로 터널을 이루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에서 벚꽃이 가장 늦게 개화하는 곳인 만큼 다른 벚꽃 명소를 놓쳤다면 이곳이 마지막 보루가 돼 준다. 수몰지역 안에 있던 문화재와 가옥을 그대로 복원해놓은 청풍문화재단지와 KBS(태조왕건).SBS(대망) 세트장 등도 호반에서 만나게 된다. 삼한시대 유적지 의림지와 우륵선생의 노후 거처였던 우륵정 등 제천 10경도 빼놓지 못할 제천의 볼거리다. 제천시청 문화관광과 043-640-5680.

*** 장보고의 고장, 완도.청산도

드라마 '해신'이 인기를 얻으며 완도 역시 각광을 받고 있다. 완도읍 대신리 소세포 세트에선 청해진 포구마을을 만날 수 있고 군외면 불목리 세트장에는 신라촌이 고스란히 재현돼 타임머신을 타고 당나라 시대로 빨려들어갈 것 같다. 그러나 장보고의 진짜 본거지는 완도대교 건너 좌측으로 13번 국도를 타고 가다 보면 장좌리 마을 앞바다에 있다. 전복을 엎어놓은 듯 둥글넓적한 섬 장도엔 화려한 볼거리는 없지만 1000여 개의 나무기둥 행렬이 당시 청해진의 위세를 대변해준다. 완도의 지붕인 상황봉 자락엔 국내 유일의 난대수목원인 완도수목원이 있으며 공룡알만큼 커다란 몽돌이 널린 구계등과 백일도.흑일도 사이로 떨어지는 태양이 절경을 이루는 화홍포구 일몰 역시 완도의 자랑. 완도에서 45분 정도 배를 타면 영화 서편제의 황톳길 명장면이 촬영된 청산도에 갈 수 있다. 완도군청 관광안내소 061-550-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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