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가된 「망부 20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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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21년만에 아버지 정현구(46·장충동4816)씨의 따뜻한 품에안긴「구엔·티·항」(21)양은 추운 날씨에 감기 들어 자리에 죽누워있지만 아버지손을 자나깨나 한시도 놓지않고 있어 오히려 다행이라고 정씨는 웃었다.
어머니 「부이·티·토」(42·사이공시쭝민장10153)여사는 「항」양이 철이들자 한국인의 딸임을 알려주었다한다.
비둘기부대디안가「」에닿는날 모너는 「디안」까지나가 태극기를흔들었고「항」양은 이때 장병들의 얼굴에서 아슴푸레하게나마 그리던 아버지의모습을 머리속에 그려넣었다고말했다.
17세의 최연소자로「사이공」대학 약학과에 합격하는가하면 밤에는「토이자이」종합학교에서 불어강사를하여 가족의 새계를 도맡은 가장역할까지 해왔다고 그는말했다.
그는26일 고모와 함께동대문시장구경을 나갔다가얼굴을 알아보고 밀려든사람 때문에 그냥 뛰어들어 왔다면서 고마운 사람들에게 인사못해 미안하다고 말하는「항」양을 할아버지 정기준(64)씨는 음식이 들어오면 어른앞에 먼저갖다드린다고 칭찬했다.
꼭쥔 딸의손에 포로가된 아버지 정씨는「항」양이 오히려 직업이 없는 자기를 걱정한다면서 못다한 부정에 딸의 정성이 눈물겹다고 빨리 한국에 익숙하기만 바라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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