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속의 "한 표 작전"|월남대통령선거 유세 한창 - 「타이·닌」에서 윤정규 조성각 특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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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월남국가원수「티우」장군과 「키」수상을 제외한 월남의 9월3일 대통령선거에 입후보한 10명의 후보 「팀」들이 「사이공」서북방 50킬로 떨어진 「타이·닌」성 「타이·닌」시에서 22일 유세를 벌였다. 「캄보디아」국경을 바라보는 인구2만5천에 유권자 약1만3천의 도시. 정부가 제공하는 항공기 편으로 이곳에 온 제나름의 지도자들은 군인 「트럭」으로 실려온 1천여 관중 앞에서 합동정견발표를 가진 것이다.
동일「티키트」의 대통령과 부통령후보가 각각 주어진 5분간에 연설을 마치고 나면 청중 속에서 유권자가 뛰어나와 따로 마련된 「마이크」앞에서 후보에게 두 가지 질문을 던지는 것이 이채. 어떤 사전제약이나 간섭을 받지 않았다는 질의자들은 후보자들에게 삿대질을 하며 열변을 토하는데 「베트콩」치하에서 공개토론이라도 하는 인상.
열을 올리는 후보들에 청중은 열의 없는 표정을 지어 너무나 큰 대조를 보였다. 상오10시 연설회가 시작된 직후부터 청중 속엔 많은 어린이들이 끼어 들어 임시로 공설운동장 근처에 마련된 활주로에 내려앉은 항공기를 보기에 바빴다.
맥 빠진 듯한 분위기 속에서도 연설자와 질의자는 흥분된 문답을 주고받았는데 그 내용은 대부분이 월남의 평화복구문제.
이날 10명의 민간인 대통령 후보 중 가장 신망이 높다는(64∼65년 수상을 지낸) 「트란·방·훵」씨는 정견발표를 마친 후 기자에게 『월남문제의 해결은 월남인들이 해야 하는 것이 자기 소신』이라고 말하고 『월남전을 군사적으로 시도할 것은 거의 해 본 셈이므로 남북의 월남인이 정치적으로 해결을 추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현재 월남에서의 한국역할에 대해 만족스럽다고 말한 「훵」씨는 한·월 관계는 앞으로 더욱 가까워져야 한다고 했다.
이날 두 번째로 연단에 오른 현 임시 국회의장 「판·칵·수」씨는 기자와 「인터뷰」하는 가운데 『한국과 월남은 중공에 접한 「아시아」반공국가로서 공동의 운명을 개척키 위해 더욱 우의를 굳혀야 한다』고 강조.
공명선거가 보장된다면 당선을 확신한다는 「판·칵·수」씨와 「훵」씨는 다같이 『국민에게 정부에 대한 신뢰를 갖게 해서 국민의 충성을 획득하는 일이 모든 다른 문제에 선결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현정부의 당면 문제 중 부정부패일소가 급선무라고 했다.
이들 두 대표적 민간인후보자들은 또 미국의 경제적 지원이 월남을 진실로 자립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훵」씨는 「티우」와 「키」「팀」이 정부가 마련하는 공동정권 발표회에 참석치 않은 것은 국민을 무시하고 권력으로 우롱하면서 선거법을 이행치 않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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