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피카소」의 희곡 공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세기의 화가인 「파블로·피카소」옹은 최근 추상화 아닌 희곡을 발표해서 「프랑스」극단의 화제로 등장했다. 「꼬리 밟힌 욕망」이라는 그 작품은 「셍·트로페」시에 가까운 「가셍」의 한 「서커스」 천막에서 공연되었다. 연출은 전위파의 화가이며 시인인 「장·자크·레벨」씨. 그는 호색적인 작품들을 창작해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극작가로의 새로운 면모이기도 한 「피카소」에 대한 은근한 기대,「레벨」의 호색적 일지도 모르는 연출솜씨 등은 약 8백명의 관중을 모아 놓았다.
이 극은 원래 「셍·트로페」시에서 공연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장·레퀴티에」 시장은 완강히 공연금지령을 내렸다. 그렇지 않아도 「비트」족들이 자꾸 늘어나는 사실에 당황하던 시장은 「레벨」의 연출로 그 극이 공연된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란 것이다.
더구나 이 연극 속에는 나체의 여인이 무대 위에서 배뇨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도시의 순결을 지켜야 한다』는 성명서와 함께 「피카소」는 냉대를 받았다.
이 작품의 정확한 주제는 쉽게 부각되지 않는다. 『창작의 괴로움』을 나타낸 것이 아닌가 하고 청중들은 막연한 평가를 한다.
문제의 자극적인 장면은 상당히 자제되어 있었다. 「발가벗은 여인역」인 직업「스트립·티즈」 무희인 「리타·르노아르」는 겨우 앞가슴을 노출시킨 상태로 무대중앙에 쭈그리고 앉아 배뇨의 자세를 취한다. 이때 폭포수가 떨어지는 음향효과. 「커다란 발」「매춘부」「뚱뚱이 고민」「홀쭉이 고민」「조카」「커튼」양파 침묵 등 괴상한 인물 등의 등장은 충격과 경악과 흥분까지 뒤섞어 놓아 관객을 사로잡는다.
「피카소」의 충격적인 취향은 역시 극작에서도 마찬가지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