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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선보인 전위예술|ISPAA 국제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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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세계 여러 나라의 전위 예술가들이 모여 자주적으로 베푸는 ISPAA 국제전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이 같은 행사를 갖기란 도시 처음이요, 해외 작품의 원화를 대할 기회조차 전혀 갖지 못했던 우리 나라 실정에서 이번 국제전은 예술계에 준 커다란 선물. 중앙일보사·동양방송 및 ISPAA 한국 사무국의 공동주선으로 3일∼12일 신세계백화점 화랑에서 화려한 잔치를 벌이고 있다.
「이스파」(국제조형예술가회의)는 각 국의 예술가들이 개인의 예술창조를 존중하며 광범한 문화교류를 위해 모아진 순수한 민간단체로 상호연마의 터전을 삼고자 국제전을 갖는 것이다.
이번 한국전에 참가한 나라는 「브라질」 일본 미국 「포르투갈」 및 한국.
서독 불란서 등의 작품은 운송관계로 모처럼의 귀한 자리에 초대조차 못했다. 1960년에 발족한 「이스파」는 그동안 일본에서 4회전을 가졌다. 이번 제5회가 되는 한국전은 지난해 동경서 연 제4회전의 출품작들로 그 일부를 초대해 온 셈이다.
가장 많은 작품을 보내오기는 「브라질」. 10여명이 출품, 회화·판화·시각시에 걸쳐 40점에 달한다. 그 다음 일본에서 10명이 22점을 출품해 왔는데 특히 작가 4명까지 따라와 개장식에 참석하는 등 이 국제전에 대한 관심을 표했다.
「포르투갈」에선 한 작가의 작품 4점, 그리고 미국에선 판화 2점이 참가해 해외작품은 모두 68점.
우리 나라 미술계는 지난해 동경전에 유영국 이세득 정창섭 김상유 김종학씨가 참가했을 뿐이나 한국전에는 김영주 윤명노 전성우 정영렬 조용익 하종현 임상진 최만인씨 등이 추가 참가하고 있다.
그래서 해외작품과 한 자리에서 국내 작품을 비교하게된 미술계는 『역시 외국 작품은 여유가 있다』고 말한다.
이 「여유」란 말이 곧 제작에 있어서의 「자신」을 뜻한다면 그만큼 한국작품이 초조해 있음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자신이 없으면서 안이하게 처리해 버리는 것 같은 경향은 우리 나라 현대미술- 특히 추상화에 있어서 하나의 속성처럼 드러나 있다.
일본의 전중건삼·이파전룡기·중야박지씨는 국제적으로 알려진 미술가.
「브라질」의 「포르도」씨와 「레모스」씨는 각기 개성의 세계를 보여준다. 도예가로 유명한 「포르투갈」의 「갈레레이로」씨는 이번 잔잔한 유화소품 4점을 보내왔다.
「브라질」서 출품한 시각시는 『글자로 쓴 그림』이란 점에서 이채로운 작품이 되고 있다. 시의 「이미지」와 글자의 배치에 의해 회화적 효과를 노린데 현대예술의 새로운 「장르」로 소개되고 있다. 또 일본의 금촌씨 출품인 전자음악은 녹음으로 들려줘 현대예술의 폭넓은 공감세계를 더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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