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최태원 회장 면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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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이재용(左), 최태원(右)

이재용(45)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감 중인 최태원(53) SK그룹 회장을 면회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5일 서울구치소를 찾아 최 회장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계열사 자금 횡령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최 회장과 이 부회장은 이달 초 중국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보아오포럼은 아시아 정·재계 인사들의 모임으로 ‘아시아의 다보스 포럼’으로 불린다. 지난 6년간 보아오포럼 이사회 일원으로 활동했던 최 회장의 뒤를 이어 올해 초 이 부회장이 이사로 선임됐다. 이 부회장은 보아오포럼에서 기자들에게 “최 회장님이 특별히 부탁하신 만큼 3년 임기 동안 열심히 활동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두 사람이 최근 이슈인 정보통신기술(ICT)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경제가 어려울 때일수록 기업이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 회장과 이 부회장은 그동안 개인적으로는 물론 사업적으로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삼성전자가 국내 최대 휴대전화 생산업체이고, SK텔레콤이 국내 최대 통신사이다 보니 협력할 일이 많았다.

실제 삼성전자는 그동안 전략 휴대전화를 SK텔레콤 측에 단독 또는 우선 공급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갤럭시의 성공에는 SK텔레콤이 애플 아이폰의 국내 도입을 늦춘 것도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2009년에는 최 회장이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직접 찾아가 이재용 당시 전무 등을 만나 휴대전화 개발 방향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18일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이달 말 갤럭시S4 출시를 앞두고 NTT도코모 등 일본 3대 통신사업자들과 비즈니스 회의를 하기 위해서다. 삼성 관계자는 “지금까지 일본은 한국 전자 제품의 무덤으로 불렸다”며 “이번 방문은 이 부회장이 직접 일본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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