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노트, 전용 단말기 만든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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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메모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업체 에버노트가 하드웨어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곧 에버노트 서비스 중심의 단말기도 개발할 계획이다.

에버노트 최고경영자(CEO) 필 리빈은 17일(현지시각) IDG와 인터뷰에서 “직접 하드웨어 제조에 나서는 건 아니지만 제휴사와 함께 에버노트 브랜드의 단말기를 공동 설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언젠가 회사가 생산한 단말기의 등장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버노트는 2007년 “모든 것을 기억하라”라는 모토로 처음 메모장 앱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PC·스마트폰·태블릿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동기화되는 앱으로 발전했다. 지금은 전 세계 5000만 가입자가 있는 대형 서비스로 성장했다.

리빈은 “3~5년 안에 우리가 무언가 할 준비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태블릿·스마트폰과 같은 기존 제품 시장이 아닌 ‘새롭고 마법 같은’ 제품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에버노트는 이전에도 다양한 제품에 자사 서비스를 통합하는 시도를 해왔다. 후지쯔 스캐너에 ‘스캔스냅’이라는 기능을 넣은 것이 대표적이다. 종이에 쓴 메모를 스캐너로 전자문서화 하는 기능이었다.
지난해 8월에는 유명 다이어리 브랜드 몰스킨과 제휴해 에버노트 전용 종이 수첩을 만들었다. 몰스킨 수첩에 쓴 메모를 스마트폰 앱으로 스캔해 전자 노트로 만드는 제품이다. 메모 카테고리가 자동으로 정리되고 수첩과 함께 제공하는 스티커를 붙이면 링크·태그가 자동 생성되는 기능도 포함됐다.

또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13)에서는 에버노트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내장한 삼성전자 냉장고 ‘T9000’이 선보이기도 했다. 에버노트는 구글이 올 연말 정식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 장치 ‘구글 글라스’ 개발에도 외부 앱 개발사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편 리빈은 구글 킵(Keep), 마이크로소프트 원노트(OneNote) 등 경쟁 플랫폼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리빈은 “우리 목표는 다른 사람들의 노력을 막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해온 것을 그들이 따라하기는 매우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에버노트 비즈니스 등 기업용 제품으로 경쟁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조민형 기자 jomin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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