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생태계 잘 보존된 순천만 지키자" 순천으로 개최지 변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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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이 썰물 때 갯벌에 S 형태의 물길이 드러난 모습. 도심에 가까우면서도 자연생태계가 잘 보전된 순천만을 보전하기 위한 고민 끝에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게 됐다. 프리랜서 오종찬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추진은 박준영(사진) 전남지사의 첫 임기였던 2005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해남·영암 간척지에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를 개발하는 J프로젝트의 마스터 플랜에 세계 각국 정원 조성과 월드 가든 엑스포(World garden expo)를 반영한 것. 그는 2006년 5월 민선 4기 지사 선거 때 정원박람회 개최를 공약했고, 재선에 성공하자 2007년 6월 박람회를 관광레저도시 개발계획에 반영했다.

 이 무렵 순천만은 ‘대한민국 생태관광 1번지’로 떠 오르면서 수많은 탐방객과 차량이 몰려 몸살을 앓기 시작한다. 한편으로는 도심이 순천만 쪽으로 점차 팽창하는 추세여서 이를 막아야 할 필요성이 대두했다.

 당시의 노관규 순천시장 등은 순천만을 항구적으로 보전하기 위해 도심과 사이에 완충지대를 조성하기로 한다. 또 이 에코 벨트를 활용해 정원박람회를 열고자 서울대 산업협력단에 맡겨 2008년 10월 정원박람회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그리고 전라남도에 정원박람회 개최지를 해남·영암 관광레저도시 개발예정지에서 순천으로 변경하자고 건의했다.

 박 지사는 이 건의를 받아들여 박람회 개최지를 순천으로 바꿔서 2009년 4월 기획재정부로부터 국제행사 승인을 얻었다. 그리고 그 해 9월 AIPH(국제원예생산자협회)으로부터 박람회 개최권을 따 냈다. 이어 2010년 5월 민선 5기 지사 선거 때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성공 개최를 다시 공약, 드디어 오는 20일 개막 테이프를 끊는다.

 박 지사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단순히 관광객을 끌어 들이려는 축제가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물 만큼 자연생태가 잘 보전된 순천만을 무분별한 개발로부터 지키려는 노력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박람회장·수목원 등의 숲은 시일이 지날수록 울창해져 도민 휴식공간과 관광자원 역할을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해석 기자

◆순천만=흑두루미(사진)·검은머리갈매기·노랑부리저어새 같은 국제보호종을 비롯해 220여 종의 조류와 120여 종의 동식물이 사는 생태계의 보고. 넓은 갯벌과 갈대밭이 농경지와 도시와 이웃하면서 자연 및 동식물이 인간과 공존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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