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137일 만에 ‘출근 경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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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71·얼굴) 삼성전자 회장이 약 4개월여 만에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으로 출근했다.

 이 회장은 16일 오전 8시35분쯤 사옥 지하주차장에 도착한 뒤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42층 집무실로 올라갔다. 집무실에서 이 회장은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실차장(사장) 등 그룹 최고경영진으로부터 각종 현안을 보고받으면서 업무를 재개했다. 이 회장이 서초동 사옥으로 출근한 것은 지난해 11월 30일 ‘자랑스런 삼성인상’ 수상자들과의 만찬 직전에 집무실을 찾은 이후 137일 만이다. 이 회장은 2010년 3월 경영에 복귀한 뒤 이듬해 4월 21일부터 매주 화·목요일 두 차례씩 서초동 사옥으로 출근해왔다.

 이 회장은 지난 1월 11일부터는 줄곧 하와이와 일본에 머물렀다. 이 기간 동안 그는 해외에서 건강 관리를 하는 한편 수시로 그룹 수뇌부로부터 주요 현안을 보고받고 미래 사업을 구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 회장은 지난 6일 “하와이와 일본 도쿄를 오가며 사람도 많이 만나고 여행도 많이 하고 미래 사업 구상도 많이 했다”며 “(신경영) 20주년이 됐다고 안심해선 안 되고 항상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 회장이 미래 전략 등 다양한 경영안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경영진들에게 강도 높은 주문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올해는 이 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한 20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새로운 경영 전략을 내놓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장기 외유를 마친 회장이 출근 경영을 재개하면서 조직 내 긴장감이 한층 높아졌다”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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