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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에 설 야구 테마파크 … 지역 먹여살릴 수익모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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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부산시가 한국 야구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야구 명예의 전당’ 건립 우선협상 대상자로 부산 기장군을 선정했기 때문이다. 야구 명예의 전당은 KBO가 한국 야구 100년, 프로야구 30년을 기념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그동안 부산·서울·인천 등 3개 도시가 치열한 유치전을 전개했으나 부산이 사실상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이다. KBO는 부산시·기장군과 실무협상을 한 후 다음 달 중으로 명예의 전당 건립지를 최종 확정한다.

부산 기장군 일광면 야구 테마파크에 건립될 예정인 명예의 전당 조감도. [부산시 제공]

 부산은 구도(球都·야구도시)다. 프로야구 시즌에는 온통 야구뿐이다. 1981년 출범한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부산 사직야구장은 3만여 명의 팬들로 앉을 자리가 없다. 대형 TV가 설치된 시내 호프집과 통닭집에는 직장인들로 가득하다. 부산시는 이 같은 부산시민들의 야구사랑이 야구 명예의 전당을 유치한 원동력으로 평가했다.

 야구 명예의 전당은 기장군 일광면 동백리 일대 19만6515㎡의 터에 조성된다. 단순히 명예의 전당 건물만 짓는 게 아니라 해당 지역을 세계적 수준의 야구 테마 파크로 만든다. 3층 규모의 명예의 전당은 야구가 태동하던 1900년대부터 전설적인 야구 영웅들의 각종 용품과 활약상을 볼 수 있다. 사실상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가 고스란히 전시되는 것이다. 전당 주변에는 정규 야구장 4면, 리틀야구장 1면, 실내 야구연습장과 야구체험장 등을 조성한다. 건축비 115억원은 부산시가, 야구장과 부대시설 비용 223억원은 기장군이 각각 부담한다. 특히 기장군은 180억원에 달하는 토지보상도 마친 상황이어서 건립지가 최종 확정되면 2년 내 완공이 가능하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명예의 전당이 들어서면 연간 30만 명 이상이 이곳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야구 파크에서 KBO가 주관하는 리틀·유소년 야구대회와 아마·사회인 야구 동계리그를 연다면 경제적 효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용배 동명대 교수는 최근 ‘야구 명예의 전당과 야구 테마파크 경제성 분석 자료’에서 연간 731억원의 경제적 생산유발 효과와 연간 463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지난해 결성된 고 최동원 기념사업회가 추진 중인 최동원 동상 건립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부산은행과 대선주조가 최근 기념사업회에 5000만원과 2000만원을 동상건립 후원금으로 내놓았다. 지금까지 총 1억2000만원의 기금이 모였다. 기념사업회는 다음 달 중으로 동상 설계를 공모한다. 6월부터 동상 제작에 들어가 고인의 사망일인 9월 14일께 부산 사직야구장 앞에 세울 계획이다. 기념사업회는 야구명예의 전당에 최동원 기념관과 최 선수의 이름을 야구장 1면에 넣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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