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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퇴하는 민주선거"|그 양상과 원인과 시정책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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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6·8 선거는 앞으로 이틀 후. 막바지에 들어서면서 전국적으로 인신공격 폭력 난무 실현성 없는 선심 공약의 남발에 『막걸리선거』라고 불릴 만큼 정상궤도를 벗어난 이상 선거양상을 띠었다. 「탈선」으로 가열된 선거양상은 과연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과연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이 「이상선거」를 시정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이에 대해 각계인사의 의견을 들어본다. 【정치부】

<설 문>
①투표일이 눈앞에 다가선 6·8 총선거 전은 인신공격·허위조작정보·폭력난무·실현성 없는 선심약속 등에다 「만취선거」라는 이름이 붙여질 정도로 궤도를 벗어나 이전투구와 같은 인상을 주고있는데 귀하는 이 현실을 어떻게 보십니까?
②선거전이 이와 같이 타락한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시며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올바른 선택」이 가능하리라고 보십니까.
③선거가 올바른 궤도를 되찾기 위해서는 어떤 광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제도 면에서, 운영 면에서, 유권자의 자세에서.

<민주 좀먹는 부정·부패|공영과 중 선거구제|박종식(무역협회부회장)>
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중대사태라고 본다. 민주주의의 기본이 되는 선거가 이렇게 부패·부정한 것이 된다면 민주주의자체를 무의미하게 하는 것이므로 하루속히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
②선거가 거칠어 가는 이유를 잘 모르겠으나 위법정신이 이완된 때문이 아닐까.
이런 선거 상황하에서는 올바른 선택이 곤란할 것 같다. 유권자의 대부분이 아직도 정실관념에서 완전히 탈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③운영 면에서는 근본적인 광 정책이 없을 것이고 제도 면에서 완전 공영 제나 중선거구제도를 하면 시정이 가능하리라고 본다.

<여·야가 오버·센스|명랑 선거 될 수 없다|오종식(신문연구소소장)>
①종전에도 이런 현상이 있었는데 그때와 비슷비슷하나 그 양상이 다르다. 이러한 현상으로 선거를 치른다면 민주선거·명랑 선거가 될 리 없으며 유감스러운 일이다.
②여·야 할 것 없이 「오버·센스」에 그 이유가 있다. 야당은 여당이 대통령선거에서 압승했으니까 여당 국회의원 수는 반동적으로 종전보다 줄어지지 않을까, 또 여당은 여당대로 대통령선거에서 압승했으니까 의석은 많아지지 않겠는가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상황하에서 유권자들이 술·돈을 얻었다해서 자기 표를 아무 데고 찍어줄 정도는 아니다. 비교적 자기 생각 나름대로 표를 찍을 것 같으며 술·돈 등이 대세를 좌우하지는 않을 것이다.
③문제는 민주주의의 시련을 겪은 뒤 역사적 제도적 단결이 필요하다.
이런 빗나간 현상들이 앞으로 습성화하리라고는 보지 않고 탈피를 위한 발작이다. 선거법은 원칙보다 실시가 더 중요하며 그때그때 구체적 「이슈」가 생기면 그때 고쳐질 것이다. 운용의 묘가 나쁜 쪽으로 가고 있는 것은 유감이다.
유권자의 자세문제는 민도·민주주의훈련·국민성과 관련된다.

<후진성에서 온 현상|비용은 당원부담으로|최준(중앙대교수·신문학)>
①한마디로 후진성에서 오는 현상이겠으나 한심스럽다. 있는 사실과 뚜렷한 정책을 들고 나와서 정정당당히 싸우는 습관을 확립해야겠다.
②어떻게 해서든지 이기고 볼 판이라는 사고방식은 버려야겠다. 그것은 매우 위험한 것이기 때문이다. 어떠한 꾐 수나 매수도 위협도 있어서는 안 된다. 이런 분위기 하에서는 올바른 주권행사가 있기 어렵다.
③총선거는 우수한 일꾼을 뽑아내는데 있다. 선거자금은 적어도 견식과 포부를 지닌 유능한 사람이 뽑혀야 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언론기관의 공정한 논평이 허용돼야겠고 둘째, 선거비용은 당원들이 내놓은 깨끗한 당비로써만 충당해야겠으며 셋째, 유권자들은 자기의 한 표가 나라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자각심을 발휘해야겠다.

<민주훈련 부족하다|선관위는 감시·징계를|김동리(소설가)>
①전체적으로 민주주의 훈련이 부족한데 기안한다고 본다.
②역설적으로 이러한 선거분위기는 자유분위기가 보장된 증거라고 보는 반면 여당과 야당이 경쟁하는데 힘의 불균형으로 빚어지는 것 같다.
그러나 자유당 때처럼 강압적인 투표 부정개표 등 계획적인 부정이 아직 별로 없다고 보기 때문에 국민이 정확한 판단을 하고 깨끗한 개표가 된다면 선거는 보장될 수 있다고 본다.
③선거법이 개정되어야한다. 여·야가 저지르는 선거상의 과오를 선관위에서 사무적으로 다루는 것보다는 강력하게 감시 징계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운용면에서도 각자의 양식과 능력에 맡기는 것이 낫다. 우선 제도라도 엄격하면 운영은 제대로 될 것이다.

<막걸리에 팔리다니|선관위에 존엄성을|모윤숙(시인)>
①이성을 상실하고 감정에 치우치며 탈선한 이번 선거를 한심하다고 본다.
후보자 자신들로 이성을 되찾아야하며 유권자들도 막걸리나 돈을 받고 매수되어서는 안 된다. 후보자나 유권자는 다같이 이번 선거를 어느 특정인이나 정당을 위한 선거로 보지 말고 국가를 위한 권리행사로 보아야한다.
②선거가 이같이 타락된 원인은 국가의 존엄성을 무시하고 공무원들이 총출동해서 당을 위해서 선거에 관여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공무원들이 한 당에만 치우친다면 국민은 누구를 믿고 살란 말이냐? 이런 상황 속에서 올바른 선거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③선거관리를 맡은 기관이 공정하게 일할 수 있어야한다. 아무리 높은 사람도 선거관리기관의 지시를 따라야할 것이다. 지금 같아서는 선거관리기관이 행정부의 지시를 받아 꼼짝못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선거관리기관은 좀더 존엄성 있는 기관으로 개편해야한다.

<진통의 일면일수도|제도부터 공명해야|백낙호(피아니스트)>
①선거가 그와 같은 부정사태로 흐려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서로 정책을 갖고 공명정대한 싸움을 해야할 것이다. 특히 돈과 술로 유권자의 마음을 사는 과거의 잘못이 시정되기는커녕 더한층 성행하게된 현실은 불행을 지나 서글픈 일이다.
②한국의 정치가 민주주의 발전과정에서 겪는 진통의 일면으로 선진국가의 체계나 민도에 올라서지 못한 과도기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앞으로 시정되리라 본다.
이런 상황일수록 유권자의 한 표의 행사가 중요하다.
③정부나 중앙선거관위가 유권자로 하여금 공명정대한 투표를 할 수 있는 기틀을 제도 면에서 보장하고 운영 면에서 실현해야 할 것이다.

<선거사범 단속 약해|모두 사명감 느껴야|노정현(연세대 정법대 학장·행정학박사)>
①6·8총선 전체가 타락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상도를 벗어난 탈선선거라는 인상을 강력히 풍기고 있다.
②원인을 따진다면 한국의 민주주의가 아직 성숙하지 못한 점과 선거법정신에 위배되는 선거사범 등에 대한 강력한 단속이 뒤따르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다. 이러한 가운데에서도 유권자만 냉정한 판단력과 올바를 양식에 따라 주권을 행사한다면 비교적 나은 선택이 가능하다고 본다.
③우선 제도적으로 부정선거가 방지되어야 할 것이지만, 그보다는 선거를 운영 관리하는 사람들이 어느 정당보다는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앞서야 할 것이다.

<만취선거는 불명예|1차 책임은 정부에|이병용(변호사)>
①20년의 민주선거 사에서 가장 후퇴한 일면을 남겼다. 살인, 만취선거라는 용어가 새로 생긴 것이 명예롭지 못한 것이다. 선심공약도 이번에 두드러진 것이니 선거제도의 치부만이 「클로스·업」되어가고만 있다.
②먼저 「조국근대화」를 내세우는 정부가 역대선거에서와는 달리 여당후보의 측면지원에 발벗고 나서고 있으니 책임은 1차 적으로 정부와 여당에 있다. 야당도 전열이 정비되지 못하여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데서 도시에의 무관심, 시골에서의 「먹고 보자」는 기풍을 일으키게 한 것이다.
③먼저 현행소선거구제를 중선거구제로 고침으로써 선심·지연 등이 작용할 여지를 좁히고 완전한 공영제로 금보다도 유권자들의 민주시민으로서의 자각이 있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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