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혁신 못하면 중국 모바일 세상 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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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변화무쌍한 정보기술(IT) 분야도 결국은 하나의 틀 안에서 움직인다.”

 ‘대한민국 IT 구루(스승)’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조신(56·사진) 연세대 미래융합기술연구원장이 내린 결론이다. 그는 “IT 트렌드를 이해하려면 C(콘텐트)-P(플랫폼)-N(네트워크)-D(디바이스)의 관계를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IT산업은 결국 기기(디바이스)를 만드는 기업과 C-P-N 사업자가 서로 협력·경쟁·갈등하면서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애플은 제조업의 영역을 넘어 서비스업에 진출했고,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 플랫폼 기업은 기기 제조에 뛰어들었다. 그러니 개별 업종을 따로 분석해서는 큰 흐름을 읽어낼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러한 지론을 『대한민국 IT 인사이드』라는 저서에 담아 이달 출간했다.

 조 원장은 글로벌 스마트 기기에서는 중국 화웨이와 ZTE의 약진을 예상했다. 스마트 기기 제조가 더 이상 특별한 기술이 아닌 만큼 결국 생산비가 낮은 업체가 유리하다는 논리다. 그는 “삼성·애플이 혁신을 통해 차별화하지 못한다면 모바일 기기는 중국 세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 기업의 생존 전략으로는 ‘스마트 기기의 내부 장악’을 강조했다. 현재 한국 IT 수출의 3분의 2가 부품 수출이다. 그는 “소프트웨어에서 미국·일본에 밀리는 한국이 부품마저 중국에 뺏기기 전에 정부와 기업이 경쟁력 제고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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