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전 만이 전쟁단축"|「티우」 월남원수 회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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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주 갑작스런 맹장 수술로 자택에서 요양중인 「구엔·반·티우」 월남 국가원수는 병석에서 오는 9월의 대통령선거, 정국안정, 전국타개 등 그의 등에 업혀진 여러 난제 해결을 위해 골몰하고 있다.
오는 대통령선거의 유력한 후보자인 「티우」 장군은 현재 그의 강력한 「라이벌」인 「키」 수상과의 대결도 큰 골칫거리이지만 그 보다도 월남문제 해결방안에 있어 미국측과의 정책 차이 조절에 더 부심하고 있는 것 같다. 지난주 그의 자택을 찾아 약 1시간 동안에 걸쳐 본사 조 특파원과의 단독회견기를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사이공=조성각·윤정규특파원
귀하는 67년 초 국민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금년은 월남전에 있어서 결정적인 해라고 단정한 바 있는데 그것은 곧 67년 내에 전쟁이 종결되리라는 것을 시사한 것인지?

<이·약점 드러나>
『결정적인 해라는 것은 종전을 뜻하는 것이 아니고 전쟁의 양상이 쌍방에 다같이 결정적으로 변할 것임을 뜻한다. 올해로써 쌍방이 갖는 이점과 약점이 분명히 드러날 것이며 이점은 우리편에 있음이 더욱 분명해 질 것이다.
금년 가을 민정이양이 실현되면 대월맹 협상에 있어서 「사이공」 정부의 입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때까지 어떤 새로운 평화 제의를 할 계획이 서 있는가?
『우리는 이미 작년 9월에 있었던 제헌의회 선거의 결과 국민이 민족해방전선 보다 우리편을 지지한다는 사실이 입증됐고 따라서 월맹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강화되었다. 그리고 협상 문제에 있어서도 이미 언제 어디서나 「하노이」 대표와 만날 용의가 있음을 밝혔기 때문에 우리측에서의 평화제의는 이미 충분히 표시되어 있다고 본다.

<협상 대상은 월맹>
미국측은 민족해방전선의 대표가 월맹 대표단으로서 평화 협상에 임하는 경우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태도를 취해 왔는데 월남 정부의 태도는 어떠한가?
우리는 NLF(민족해방전선)를 독립된 존재로 인정치 않으며 다만 「하노이」정권만을 협상의 대상으로 인정한다.

<전세는 적에 불리>
평화 협상이 있을 경우 월남에 참전하고 있는 모든 당사국들이 이에 참가하고자 하는 희망을 가진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데 귀하의 의견은?
『이 땅에서 귀중한 피와 물자를 희생하고 있는 우리 우방이 평화 협상에 참가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들은 그러한 권리를 갖고 있다. 앞으로 평화 협상이 있을 경우 54년「제네바」 회의 참가국들보다는 월남전을 우리편에서 돕고 있는 우방이 참가할 자격을 더가지고 있다고 본다. 예를 들면 앞으로의 협상에는 불란서 보다 한국의 참가가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최근 미국 상원에서 공개된 「스테니스」 보고는 우군이 적의 중추부를 꺾지 않는 한 「베트콩」은 앞으로 오래도록 전쟁을 계속 할 능력이 있다고 판단했는데 귀하의 견해는? 『그렇다고 본다. 그러나 전쟁의 계속이 그들의 승리를 기약해 주지는 못하는 것이며 전세는 이미 그들에게 불리하게 기울어지고 있다.

<확전은 고통 줄여>
67년에 들어서면서부터 미군은 급격한 확전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귀하는 어떻게 보는가?
『확전은 전쟁을 단축시키고 따라서 전쟁으로 인한 우리 국민들의 고통을 단축시킨다. 왜냐하면 그것은 적의 투지를 꺾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군의 증파를 필요하다고 보는가. 그리고 그것을 정식으로 요청한 바 있는가?
『정식으로 요청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이 능력만 있다면 무제한 증파를 환영한다. 한국군은 그 동안 전투 면에서 뿐 아니라 평정 면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으며 특히 오랫동안 「베트콩」에 의해 단절되었던 1번도로의 개통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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