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텔레비전에서 '중국 영화' 볼 수 없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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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북한 방송국이 중국 영화 방영을 중지했다고 8일 자유아시아방송이 보도했다.

최근 북한 당국은 주말에 방송되던 ‘외국영화’ 시간에 중국 영화 방영을 중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의 한 주민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중국 영화가 대부분을 차지하던 ‘외국영화’ 방영시간에 최근엔 중국영화를 단 한편도 볼 수 없고, 대신 러시아 영화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간혹 쿠바나 미얀마 영화가 나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 이유에 대해 “중국 영화가 텔레비전 화면에서 사라진 시점은 정확하지 않지만 2월 들어서부터인 것 같다”며 “중국이 유엔안보리의 대북 제재결의안에 찬성한 것에 대해 북한당국이 단단히 삐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대북 제제 결의안에 러시아 역시 찬성 입장을 표명했다는 기자의 질문에는 “그 점에 대해서는 딱히 설명하기 어렵지만, 조선은 그동안 중국만큼은 특별한 혈맹 국가로 여겨온 터라 러시아보다는 중국에 더 서운함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평양 출신의 한 탈북자는 “조선 텔레비전의 방영 프로그램은 정치적 고려 없이 방영될 수 없다”며 “중국 영화 방영을 중단했다는 것은 중국에 대한 섭섭한 감정을 강하게 표현하는 방식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의 한 대북 관측통은 “중국영화가 북한 텔레비전에서 사라진 것은 최근 북한 매체에서 ‘조-중 친선’이라는 용어가 사라진 현상과 같은 연장선 상에서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측통은 또 “중국도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는 북한 정권에 대해 못마땅하기는 마찬가지여서 북-중 양국의 냉랭한 관계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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