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광 1위, 미국인서 중국인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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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한국 의료관광 1위 국가에 올랐다. 외국인 환자 유치사업이 시작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8일 외국인 환자유치 등록기관 1423곳의 자료를 집계한 의료관광 실적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치료 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총 15만5672명이었다. 2011년(12만2297명)보다 27.3% 늘어난 규모다.

 국적별로는 중국·미국·일본·러시아·몽골 등의 순이었다. 캐나다·베트남·필리핀·카자흐스탄·영국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 환자는 2011년에 비해 63.7%나 늘어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앞섰다. 중국 성형수술 환자가 증가한 덕분이다. 중국 여성환자의 56%가 성형외과·피부과 환자다. 지난해 한국 성형외과를 찾은 외국인 환자 1만5428명의 63%가 중국인이다. 중국 환자는 전신을 성형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수술을 하면 진료비가 5000만~1억원에 달한다.

 외국인 환자들이 가장 많이 찾은 의원급 의료기관은 JK성형외과였다. 다음으로 원진성형외과·오라클피부과·BK성형외과·아름다운나라피부과 순이었다. JK성형외과의 외국인 환자 매출 80%를 중국 환자가 차지했다. 이 병원 주권 원장은 “우리는 중국어를 하는 한국인이 아니라 중국인을 직원으로 채용한다. 의료관광 혜택이 중국에도 돌아간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3년 근무하던 중국인 직원이 귀국해 의료관광 대행업체를 차려 환자를 보낸다”고 말했다. 주 원장은 “중국 현지에 한국의료불만센터 같은 것을 만들어 민원을 해결함으로써 한국 의료의 신뢰도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저(低) 여파로 일본 환자는 17.9% 줄었다. 그러나 중동과 중앙아시아 환자는 계속 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해 처음 1000명을 넘어섰고 정부 간 환자송출계약을 한 아랍에미리트 환자도 2010년 54명에서 지난해 341명으로 급증했다. 의료비도 가파르게 늘었다. 지난해 각 의료기관이 올린 총 진료수입은 2391억원이었다. 2011년(1810억원)에 비해 580억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특히 자원부국인 중동·중앙아시아 환자들의 진료비 지출이 컸다. 이들 나라에서는 암·심장병 등 중증환자가 대부분이다. 아랍에미리트가 1인당 평균 진료비 1237만원을 기록했다. 1억원 이상의 진료비를 쓴 고액 환자는 2011년 27명에서 지난해 83명으로 세 배로 늘었다.

 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은 9~11일 서울 역삼동 코엑스에서 국제 의료관광 콘퍼런스인 ‘메디컬 코리아 2013’을 열고 의료관광 유공자를 포상할 계획이다. 한국의 심장수술 및 미용성형 수술 기술을 소개하는 행사도 함께 연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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