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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희망의 단계(4) 국부의 원천 한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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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의의>
태화 강변에 기적이 일어났다. 35만평의 대지에 세계 최대의 요소비료공장이 완공되었다.
『시들어 가는 이 민족의 힘과 의지를 북돋워 희망과 용기로써 살기 좋고 복된 나라를 건설하려는 역사적인 전환』(이병철씨 식사에서)을 가져올 연간 요소 33만 톤의 한국비료 울산공장-.

<자립에의 신앙탑>
일컬어 자립경제를 바라보는 「신앙의 탑」이라 했다 (장 경제기획원장관 한비 시동식 방명록에서). 원조에서 벗어나려는 결심이, 내 땅에 내 거름(비료)을 마음대로 뿌리려는 소망이, 내 손으로 거둔 곡식으로 내 배를 마음껏 채워보려는 그리움이, 그래서 남들처럼 살찌고 힘에 넘친 내 조국을 가꾸어 보고픈 신앙이, 겨레의 염원이 그렇게 이름했으리라.
세계 건설사상 최단의 공기(13개월)에 연 1백25만4천3백명을 동원, 외국의 공정·기계·특허 19종을 도입해서 우리의 기술진이 이룩한 「기적의 산물」-.
그것은 한비가 요소단비로 세계 최대규모(지금까지 요소비료 최대규모공장은 서독 「유니온·라이니쉐·브라운·콜렌·크라프트·스토프」 회사의 「비셀링」 공장 연산 17만5천톤)를 뽐내며 「기술한국」 「농업한국」으로서 선진국에 자랑스러울 수 있고 후진국에 소망스러운 웅자를 버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살림의 결정체>
해마다 3천5백만불∼4천만불씩이나 수입해오던(그것도 적기도입에 몸부림치면서) 우리의 비료사정이 이공장의 가동으로 질소질 비료만은 완전자급하고도 2만9천톤의 수출여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이로써 절약될 외화, 또는 벌어들일 달러가 해마다 2천5백만불에 달하고 1천2백명의 종업원과 1천5백명의 일용인부가 일터를 가진다.
들여온 19종의 외국특허는 국내기술개발 화학공업 기계공업 운수업을 망라하여 연관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 「공업한국」의 밑거름으로 이바지할 것이라고.
한 여아의 생혼이 깃들여 서라벌을 울린 에밀레종처럼 이 「신앙의 탑」 또한 온 겨레의 마음속에 깊이 파고 들어야할 「내 공장, 내 비료, 내 살림」의 기도를 담은 결정인 것이다.

<전진의 이정표로>
때문에 『한비의 고동소리가 부흥하는 이 나라의 우렁찬 모습이고 이 겨레의 자신에 찬 전진의 이정표라고 이공장의 창설자는 외쳤고, 60평생을 기업에 종사한 기업인의 한사람으로서도 일찍이 겪어보지 못했던 가장 감격적인 순간』이라고 했다.

<가격>
한국비료·3비·4비 등 대규모 비료공장의 준공으로 68년부터 비료의 자급률을 70% 이상으로 높인 정부는 3월 14일자로 68년까지 질소질 15%, 인산 가리질 10%의 가격인하에 이어 무제한 비료공급에 들어갔다.

<사상 최초로 인하>
이 같은 비료값의 인하는 대일 구매 비료를 31%나 싸게 산 것이 주인이었지만 『국내비료공장의 건설로 저렴한 비료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이며, 특히 한비와 같은 대규모 저가 생산공장의 탄생에 크게 힘입은 것-.
지금까지 국내비료가격은 환율의 인상에 따라 상승만을 거듭, 정부의 공정가격만도 56년 11월, 62년 1월, 64년 9월에 걸친 3차의 인상이 있었을 뿐 가격이 인하되기는 국내비료공장들이 완공된 금년이 처음이다.
이제 우리는 대부분의 비료를 수입에 의존, 환율이 인상될 때마다 가격인상이 되풀이했던 구태를 벗어나 환율에 큰 영향 없이 값싼 국산비료를 농민들이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덤핑」 수출가격인 올해 대일 수입가격 요소 톤당 59불32센트보다도 낮게 잡은 한비의 요소 톤당 58불27센트(정부인수가격)이 있는가하면 차관조건의 불리로 같은 비종으로 90불에 달하는 3비, 이미 수년간 비료공급을 해온 충·호비의 86불80센트 등 복잡한 조건이 있는 만큼 앞으로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합리화의 첨병>
3비의 경우 차관투자조건상의 가격결정기준이 일본·미국의 수출가격 평균에 국내물가 상승률을 가산하는 최악의 조건이었고, 같은 규모의 4비는 시설규모에 대한 생산량을 기준하기로 되어있어 생산량이 줄면 그만큼 가격을 높여야하는 불리한 조건.
정부도 『3비의 가격결정조건완화를 위해 투자자인 「스위프트」 투자단과 계약수정을 추진』(장기영 경제기획원장관)하는 정도이며 만약 계약수정이 안될 경우 그 높은 가격(올해 요소 톤당 90불)을 농민들이 감수해야하며 결국 저가생산자의 보다 큰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과거에 정부재정에 심한 타격을 주었던 비료부문의 「인플레」를 막고 각 공장들의 경영합리화에 의한 원가절하를 위해 자유판매제를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글 신영각, 이종호 기자, 사진 이중식 기자

<시점>요소비료란?
요소는 질소질 비료의 일종이지만 질소효과를 나타내는 성분량은 46%로 같은 질소비료인 유안의 21%보다 2배를 넘는 역가. 특히 유안은 많이 쓸 경우 토양이 쉽게 산성화하지만 요소는 오히려 중성화시키는 게 그 특징. 요소비료는 토양에서 직접 식물에 흡수되지 않고 일단 분해되어 탄산 「암모니아」가 되면서 흡수되는데 이때 탄산은 토양가운데 녹지 않고 있는 인산·석회·「마그네슘」·「망간」 등을 용해시켜 작물에 양분을 공급, 식물이 잘 자라는 중성토양을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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