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소다 전 LA 다저스 감독 “찬호처럼 현진도 아들 삼고 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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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라소다(左), 류현진(右)

“박찬호처럼 류현진도 내 아들로 삼고 싶다.”

 박찬호(40·은퇴)의 양아버지로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친숙한 토미 라소다(86) 전 LA 다저스 감독이 류현진(26·LA 다저스)을 또 다른 양아들로 콕 찍었다. 라소다 전 감독은 “류현진은 다저스 마운드를 오랫동안 이끌 기대주”라고 칭찬했다.

 라소다 전 감독은 지난 4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 라커룸에서 본지와 만났다. “류현진이 내 아들이 되기 위한 조건이 있다”고 말한 그는 “일단 앞으로 몇몇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돼야 한다. 또 꾸준히 좋은 피칭 내용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료들과 잘 지내야 하고 느긋하게 야구를 즐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우선 실력이 좋아야 하겠지만 낯선 땅에서도 야구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라소다 전 감독은 1994년 한양대 학생이던 박찬호를 스카우트하는 데 한몫했다. 당시 다저스 감독이었던 그는 박찬호가 마이너리그를 거치지 않고 메이저리그로 직행하도록 도왔다. 이후 박찬호가 마이너리그로 떨어졌을 때도 그를 보듬었다. 낯선 환경 탓에 고생했던 박찬호에게 “너는 내 양아들”이라며 감쌌다. 만난 지 어느덧 20년이 된 박찬호와 라소다 전 감독은 아직도 부자지간처럼 다정하다.

  “내 몸엔 다저(Dodger)의 파란색 피가 흐른다”라는 명언을 남긴 그는 여전히 다저스의 상징 같은 인물이다. 류현진은 그가 자신을 양아들감으로 찍음으로써 든든한 배경을 얻은 셈이다.

 지난 3일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잘 던지고도 패전투수가 된 류현진은 8일 오전 5시10분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피츠버그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메이저리그 첫 승 도전이자 라소다의 양아들이 될 시험무대다.

LA지사=봉화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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