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춘객 울리는 폭리|고궁에 「인플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봄철을 맞아 많은 상춘객이 붐비는 창경원 등 각 고궁에는 각종 상인들의 엄청난 폭리행위가 성행하고 있어 모처럼 어린이들을 데리고 놀러 나온 부모들의 주머니를 노린다는 비난이 높다. 창경원의 경우 각 식품점은 각종 과자류·주류·음료수 등을 시중보다 거의 2배 가까이 올려 팔고 있다.
시중에서 한 병에 30원 하는 「사이더」를 60원 이상, 15원짜리 「주스」를 50원씩에 팔고 있는가 하면 맥주는 서울시내 「바」에서보다 비싼 한 병에 1백80원 이상을 받고 있어 상춘객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당국은 이들 업자들의 폭리행위를 그대로 묵인해 주고 있다.
지난 3월 1일부터 최하 35만2천원부터 70만5천원까지의 임대료를 받고 매점기업을 허가해준 문화재관리국은 상인들의 폭리행위를 통제, 정찰가격을 붙이도록 지시하겠다고 말한 바 있으나 한 달이 지나도록 이를 실시치 않고 있으며 상인들은 1년에 수10만원씩 내는 임대료에다가 매점을 차지하는데 경쟁이 붙어 소요되는 보이지 않는 비용 등을 오직 봄철 한때에 뽑아야 하므로 시중보다 다소 비싸게 받아야 한다고 책임을 문화재관리국에 돌리고 있다. 어린이놀이터의 경우도 어린이 10원, 어른 20원씩 받게 되어 있으나 실제로 어른이 어린 아이를 안고 탈 경우에도 어린이·어른값을 합쳐 30원씩 받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