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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남전 압력의 극대화|「괌」도 전략회의의 언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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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월남평화의 유일한 길은 군사적 압력 이외에 그 대안이 없다』는 「존슨」대통령의 확고부동한 결의는 지난 15일「내슈빌」연설에서 또 다시 드러났다. 이 결의를「구체화」시키기 위해 19일부터 태평양상 전진기지「괌」도에서 미·월 고위전략 회의가 열린다. 따라서 이 회의에선「존슨」대통령이 설정한 시한을 지키기 위해 군사적 압력을 비롯한 모든 가능한 『압력의 극대화』문제가 토의될 것이며 그 결과도 뻔할 것 같다.
「존슨」대통령은「워싱턴」에서 전쟁 고문 「러스크」국무, 「맥나마라」국방, 「휠러」합참본부의장, 「로스토」보좌관, 「코머」보좌관(월남평정계획 담당)을 이끌고 「사이공」으로부터 올 승승장군「웨스트모얼랜드」사령관, 퇴임할「로지」대사 그리고「키」월남수상과 「괌」도에서「랑데부」하면서 『미국의 힘』을 과시할 것이다.
미국의 수뇌들은 구정 휴전을 계기로 월맹의 약점과 속셈을 탐지한 이상 월맹 공업화의 상징「타이·구엔」제철소를 서슴지 않고 강타하게 됐고 함포와 지상포화의 직접 포격과 하천에 기전부설을 단행했다. 이제 「존슨」대통령은 국내외의 비난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에는 이미 포성에 귀가 멍멍해졌으며 가능한 월남전의『연내 종결』이란 시간적 제약에 초조감마저 느끼는 것 같다.
68년 대통령선거에서 재선되는 길은 물론 월맹과의 『명예로운 협상』이지만 월맹이 협상조건으로 제시한 북폭 중지를 십분 이용하는 것이 도리어 협상의 첩경이라는 논리적 귀결은 쉽게 나왔다. 그래도 월맹이 상당한 양보를 하지 않거나 끝내 협상에 응하지 않는다면 하는 수 없이 월맹내의 월맹 정규군과 「베트콩」의 완전섬멸이라는 멀고 험한 과업을 계속 밀고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다루어질 동남아 연합군 사령부도 이러한 노력의 일단으로 간주된다.
태평양 지구사령부와 주월 사령부라는 2원적 지휘계통으로 작전 수행상 많은 제약을 받아 오던 것이 일원화함으로써 미 제7함대와 B52 등을「웨스티」가 유효 적절히 사용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군사전략이외에 평정계획과 민정수행문제가 크게 논의될 것이다.
「존슨」대통령은 현재 진행되는 평정계획에 불만, 대사, 부 대사를 제쳐 두고 「코머」에게 전담시켜 오는 7월부터 월남 내에 『또 하나의 전쟁』을 일으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일명 『혁명개발』이라는 이 전쟁은 이번 회의에서 구체화되어 한달 후 열릴 월남참전 7개국회의에서 발표되는 동시 한국 등 참전국의 적극 참여를 종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키」수상이 회의에 참석하는 이유도 올 가을의 민정이양 문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오는 6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에는 「키」수상「티우」국가 원수이외에는 입후보할 인물이 없는 실정이다.
제헌국회가 아무리 빠른 시일 내 민정이양을 요구하고 있어도 군사위 장성들은「존슨」의 월남전 시한인 금년 말까지는 그래도 현 체제를 밀고 나갈 것 같다. 시간에 쫓기는「존슨」대통령은 이번 회의를 통하여 보다 강력한 월남전 장기화의 결의를 보여 줌으로써 어쩌면 월맹에 구체적이고 호혜적인 평화신호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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