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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 신한 「나눠먹기」인상 민중60 신한56 재야인사는 겨우 8명 내부 반발 안고 유설·조직병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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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 신민당은 금명간 전국 1백31개 지역구 중 1백24개 지구의 조직책을 임명, 발표한다.
이로써 통합야당인 신민당은 창당 후 35일만에 양차 선거에 임할 전국적 「라인·업」을 편성,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갈 태세를 갖추었다.
지구당 조직책 선정문제는 통합신당의 가장 큰 난제로서 어쩌면 통합을 깰지도 모를 「위험」으로「클로즈·업」되었고 선정과정을 통해 당내의 전신경이 여기에 집중되었고 복잡한 계보와 그 줄을탄 유형무형의 압력이 가해졌다.
지난달 26일 마감한 조직책신청자수는 4백96명, 평균 3·8대1의 높은 경합을 보였다.
「지구당위원장 및 국회의원후보 공천 심사 10인위」가 13차례의 회합 끝에 당초목표와 는 달리 단수 추천 백2개, 복수 추천 23개, 보류6개로 결말짓고 만 것은 민중·신한양계외 대립과 바깥압력이 얼마나 대단했던가를 보여 준다. 지구당 조직책의 최종선정권자인 유진오 대표위원과 윤보선 대통령 후보는 10인위의 심사결과를 토대로 11일「그린파크·호텔」에서 9시간 가량 조정을 했다.
윤·유 양씨는 23개의 복수추천구중 22개를 조정했고 단수 추천된 지구중 용인·안성, 남제주, 김포·강화 등 10개구를 뒤집는 한편 7개구를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땅한 인물 없어서">
○… 이번 조직책 선정은 민중·신한 양계의 철저한 나눠먹기로 끝났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1백 24개구중 민중계가 60, 신한계가 56명으로 거진 1대 1의 비율로 나누어진 반면 재야는 겨우 8명으로 극히 미미한 진출이었다.
10인위의 한 사람은 『재야 측에 마땅한 인물이 너무 적었다』고 설명했지만 『민중·신한 양계의 아귀다툼 속에서 재야인사들이 들어갈 기회가 극히 제한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로써 신민당은 「민주 세력의 총집결체」라기보다는 전 민중·신한 양당의 통합 당으로서의 골격을 형성했다.
보류된 7개구는 정책지구로서 당 수뇌와 당외거물급인사의 출마를 위해 남긴 것.
당내로는 유진오 대표위원을 비롯하여 박순천 유진산씨 등이 지역구 출마를 고려하고 있고 당외 에서는 백낙준(서울마포) 이범석(대전 또는 성동을)씨 등을 영입, 출마케 할 것을 구상하고 있다.
이번 조직책선정결과에서 두드러진 또 하나의 사실은 현역의원들의 불진상. 이것은 『6대의원을 우선시킬 수 없다』는 신한계의 주장이 크게 작용한 결과임이 분명하다.
조직책신청을 낸 47명의 현역의원가운데 18명이 무더기로 낙천 되었고 4명이 보류되었으며 조직책으로 확정된 의원 수는 불과 25명이다.
더욱이 전국구출신의원 18명중 겨우 2명만이 지구당을 갖게되었고 나머지 16명은 탈락되었거나 신청조차 안 했다.

<새 위험…공천파동>
○… 조직책선정결과 밀어닥칠 탈락자들의 반발은 이른바 「공천파동」으로 신민당의 당면한 새로운 위험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이번 조직책 선정결과는 3백 60여명의 「낙방자」를 내었고 그 중 백 50여명이 통합전 야당의 지구당 위원장급 인사들이다.
낙방자 중 일부는 이미 신당운동을 전개하고 있고 상당수의 인사들이 군소 정당에 들어가 출마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무더기로 낙방된 18명의 현역의원들이 가담, 조직적인 반발을 할 경우 신민당이 입을 타격은 의외로 클지도 모른다. 신민당의 간부들은 낙방 자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계보를 따라 개별적인 설득을 하는 외에 전국구를 활용, 몇 명의 탈락자를 포섭하기 위한 작업도 벌이고 있다.

<자금부족이 큰 난관>
○… 어쨌든 신민당은 다가온 양대 선거에 임할 전열을 가다듬었다.
당 수뇌들은 이번 주 안에 대통령선거사무장을 임명, 선거대책본부를 구성하는 대로 지구당 결당과 선거운동을 겸한 대대적인 지방유세를 월말부터 벌일 계획을 짜고 있다.
대통령선건 선거대책본부를 중심한 중앙통제체제로, 국회의원선거는 핵심당부를 중심으로 중앙지원체제로, 이원적인 선거의 운영·관리를 기본전략으로 세우고 있다.
대통령선거 공고 일로 예정된 3월 24까지는 지구당 조직책에 대한 1차적인 훈련을 끝내어 각 지구에 내려보낼 것도 계획하고 있다.
유세와 조직을 병행, 일거에 선거체제로 돌입하려는 신민당의 앞길에는 내부의 반발, 조직의 미비 및 자금부족 등 허다한 난관이 가로놓여있다.

<감정대립·조직상극>
○… 이와 같은 난관을 극복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암적 존재는 역시 당내민중계와 신한계의 감정대립과 과거조직의 상극이다. 낙천자의 이탈로 일어나는 당세약화에다가 자체내의 불협화음이 양성화할 때 혼연일체의 총선 태세는 기대하기 어렵다.
더구나 통합이전의 재야세력이 예상외로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체제로서는 신민당이 각 지구당의 개편대회와 지방유세를 겸행시켜 사실상 공화당과의 1대1의 경쟁이라는 「붐」을 일으키기는 용이한 일이 아니다. 신참재야세력이 얼마나 적극적 당활동에 참여할 것인가? 이 신민당의 앞길을 가름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 같다.

<윤용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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