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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의 알맹이는?|사대 납입금 인상 시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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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사립대학 납입금이 또 23%나 올랐다., 사립대학교 총장회의 대표들은 지난 27일 문교부로 성동준 차관을 방문하고 총장회의의 결의대로 새 학년부터 납임 금을 평균 23% 올리겠다고 통고했다. 인상이유는 국·공립·대학 교수들의 처우가 오는 4월부터 23%씩 오르기 때문에 이에 맞추어 사립대학도 교수 봉급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는 것.
문교부 당국은 전국대학 총·학장회의를 통해 『납입금을 최소한으로 책정하도록』 권고했었으나, 대학 측에서는 정원을 지키는 대신 납입금 인상은 양보 않겠다는 배짱이다. 학교에 따라 20%내지 25%의 인상이 확실해졌다. 이 같은 납입금인상은 지난해의 평균 인상률 40%를 합치면 2년 동안에 무려 63%가 오르는 셈.
장기영 경제기획원 장관이 『그 동안의 물가 상승률과 작년도의 납입금 인상률에 비추어 올해는 오히려 5% 내려야한다』고 주장한 근거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대 납입금은 작년부터 「대학 정원령」엄수와의 「바터」로 그 한도액이 풀려 법적으로는 전혀 제재할 길이 없다.
그러나 이번의 인상 통고 비율 「23%」는 인상 이유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사립대학이 학생들의 호주머니에만 의존하여 교수 봉급을 준다』는 인상을 강하게 풍겨, 일부에서는 「얌체인상」이라는 비난도 없지 않다.
관계당국의 조사로는 사립대학 운영실태는 세입의 80%이상이 학생납입금이고 세출의 60%이상이 인건비.
그 때문에 23%인상은 문·교부의 권고에 따른 최저 책정 율이라는 사대 측 변명이 가볍게 나오게도 될는지도 모를 일.
『정원을 이대로 두고서는 납입금을 올려도 시설확충은 커녕 우선 다급한 교수 처우 개선마저 제대로 안 된다』는 게 사대 측이 내세우는 주장이다. 『이쯤 되면 사학의 속셈은 눈감고 아웅식』이라고 되려 사대의 교수들의 빈축을 사고있다.
그러나 작년에도 납입금을 평균 40%나 올리고서도 교수연구비 (국·공립1만원)를 안 준 학교가 태반이니까...(학교에 따라 교수봉급을 약간 올리거나 6천 원 내지 4천 원의 교수연구비를 지급한 학교가 약50% 교수 연구비 명목으로 1만원을 지급하는 학교는 성균관대학교 하나뿐).
지난해의 대학생 납입금 평균액을 1만9천원(신입생 인문계 2만원, 이공계 2만3천원, 재학생 인문계 1만7천원, 이공계 1만9천원)으로 잡으면 새해에는 학생부담 증가액이 l, 2학기를 통틀어 1인당 평균 9천 원 내외,
이를 사대 학생 총수 9만7천8백70명으로 따지면 무려 8억7천여만원이 느는 셈이다.
장부총리가 요 며칠 전 공납금인상 설득 차 방문한 사학대표자들에게 물었다. 「요즘 국민학교 선생은 은수저로 밥을 먹고 중·고교 교사는 놋쇠 숟가락으로 밥을 먹는다는데...대학교수는 무슨 숟가락을 쓰는지요?』
그때 사학대표자들은 웃음으로 어물어물 응수했다는 뒷소문.
K대학의 J교수는 『올해도 등록금은 23% 오르지만 교수봉급은 23% 오르지 않을 것』이라면서 일부 사학경영자를 힐난하고 있다. 특히 교육전문가들은 현 상태로는 문교부의 요구대로 「연구하는 교수」가 될 수 없다고 지적, 『문교부가 납입금인상을 막을 길이 없으면 「그 돈이 어디로 쓰이는가」나 잘 살펴 보라』고 일침이다. 현재 서울 시내에서 만도 몇몇 대학의 경우는 교수봉급이 고교 교사 수준밖에 안되어. 심지어는「손꼽힌다」는 K대학교에서도 조교수 봉급이 1만8천원(국·공립 2만4천원 내외)밖에 안 되는 실정. 이런 경우는 사학 경영자가 일반기업체와 같이 이윤을 추구한 나머지 교수들을 착취한 결과라고 일컬을 수도 있다. 『차제에 문교부는 전체학생의 15%에 장학금을 지급하도록 되어있는 사립학교법을 명실공히 실천하라』고 요구하는 부형들의 소리가 높다.
당초 납입금 한도액 철폐의 대전제가 바로 이것이었던 만큼 지극히 당연한 요구조건.
문교부가 납입금 인상에 따르는 잡음에 귀를 기울인다면 작년과 같이 숫자상의 장학금 지급보고(평균14.7)를 받는데 그치지 말고 좀더 철저한 규제 책을 선행시켜야 할 것 같다. 학생수로 본 장학금 지급비율과 등록금 면제액으로 따진 비율과는 거리가 너무 머니까….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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