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 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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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신한당의 대통령후보인 윤보선씨가 앞장서고있는 야당의 통합작업은 그런 대로 진전을 보이고 있다.
민중·신한의 두 야당대통령후보가 합당하자는 원칙에 합의를 본 다음에 이른바 「4자 회담」을 갖고 「9인위」를 구성해서 월내로 합당작업을 끝내기로 했다니 그 성취를 바라는 국민의 관심이 때가 때인 만큼 높은 것도 사실이다.
원래 정당정치는 정당의 다원적인 대립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는 하나 우리경우는 강력한 여당에 눌려 야당은 언제나 열세인데다 가 그 속에서도 갈피가 여럿으로 쪼개져서 건전 야당의 구실을 한 적이 없다 시피 했다.
공통의 정치적인 의견을 가진 사람들끼리가 뭉쳐진 영속적인 모임이어야 할 정당이 영속은커녕 변전이 무상해서 국가의 정치적인 이익을 꾸준히 추구할 겨를도 없이 목전의 득실만 저울질하다가는 쓰러지곤 했으니 도시 한 정당이 폭넓은 민중의 지지로 민중 속에 뿌리를 내릴 겨를조차 없었던 것이 지난날 정치풍토의 서글픔이었다.
신한당 당론으로 「추진위의 단일화안」을 거부했던 윤보선씨가 23일 갑자기 4자 회담을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통합 안을 내놓으면서 민중당 유진오 후보를 포함한 백낙준·이범석씨를 두루 순방하기에 이른 「심기의 일전」도 소기의 단일화가 이룩됨이 없이는 한낱 「심기의 변전」으로만 끝날 염려마저 있으니 실로 어려운 고비에 있다고 할 것이다.
양당통합의 방법과 시기, 통합야당의 대통령후보와 당수의 선정, 국회의원후보 공천후보 공천기준 등 얽히고 설킨 어려운 고개턱은 「정파의 이동과 피차의 득실을 초월」할 때 비로소 넘겨질 것이지마는 만약 그것이 불 여의 할 때는 차라리 얘기를 꺼내지 않음만 못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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