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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의 내분 어디로 가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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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중공의 내분은 「정치우선」과 「경제주의」라는 정책논쟁을 배경으로 하면서 피투성이의 권력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작년 8월 제8기 중앙위11중 전회와 함께 등장한 홍위병으로 기세를 올린 모·림 주류파는 반주류파 유 국가주석을 자아비판의 궁지로 몰았으나, 주류파의 유력한 간부로 보여지던 강수 당 중앙 선전 부장·유지견 군 총 정치부 부주임 등을 제거하며 그밖에 강생당「문혁」소조고문·소화 군 총 정치부 주임 등 이른바 「문혁」과 더불어 약진한 주류핵심계도 홍위대에 비판당하는 「분열」을 낳고 말았다. 더욱이 「문혁」이란 이름으로 표방되어온 반수정주의 권력투쟁이 공업·광산기업부문으로까지 확대됨에 따라 이른바 「경제주의」비판을 둘러싼 양파의 싸움에서 모 당 주석의 후계자로까지 관측되어오던 임표 당 부주석 입장의 불안정화 보도와 함께 두드러진 주은래 수상의 활약상은 파악키 어려운 사태의 혼미상을 드러내고 있다.

<쟁점 경제주의>
이렇듯 불투명한 정세 속에서도 한가지 명백히 투시되는 사실은 주류파의 반수정주의 권력투쟁의 전도는 결코 낙관을 불허하며 따라서 필연적으로 장기화할 싸움은 초기의 다소 암투적 양상을 탈피, 조직적 양상의 대결로까지 양성화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 조직적 대결로까지 악화되는 경우 사태좌우의 열쇠는 군의장악에 있다는 점이다.
「경제주의」로 주장되고 있는 반주류파 노선은 모·임파가 모사상의 체득이 생산을 촉진하고, 다음 대약진에 연결된다는 주장에 대립하여 물질적인 자극을 줌으로써 생산을 더욱 능률화 할 수 있다고 저항하고 있다. 양파대립의 초점이 「경제주의」에 있다면 앞으로 싸움의 동향을 결정할 중요한 열쇠의 하나는 주류파의 이르나 「문화대혁명」이 생산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하는 데 있다하겠다. 「문혁」이 대중의 의식을 고양, 전투화하는 효과는 있을지라도 생산부문에까지 파급함으로써 미칠 경제건설에의 악영향은 주류파로서는 비난을 면치 못할 사태라 할 것이다.

<임표의 군력은>
다음으로 권력투쟁의 향방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주목될 점은 군의 움직임이며 임표가 어느 정도 군을 장악하고 있느냐의 문제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현재 군의 각성·자치구사령관 이상의 요직은 모두 백24개. 그중 59명이 일찍이 임표가 지휘하던 제4야전군의 출신자이다. 특히 중요한 총 참모장 대리, 공·해·포병·장갑병단의 각 사령관, 10개의 1급 군구(2개성 내지 3개성의 병력을 장악)중 북평·광주·제남 등 중요한 6군구 사령관이 임표계로 보이고 있다.

<홍위대 거부도>
이와는 정반대로 임의 인적배경은 극히 약하다는 견해도 있으나 군의 밑바닥에 있는 병사의 모 주석에 대한 경애는 확고한 것으로서 모의 생존 중에는 다소 대립상이 전해지는 군도 기본적으로는 모·림의 주류계 라는 일부견해는 주목할만하다. 군의 동향과 관련하여 간과 할 수 없는 것은 각지에 『왕국』을 이루고있는 지방실권파의 움직임이다.
그중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내몽고자치구의 「우란후」주석, 왕은무 신강성 군구 사령관, 이정천 당 서북국 제1서기 등의 향배 일 것이다. 왕은무는 권력투쟁에 휩쓸리는 것을 염려하여 핵 실험장이 있는 신강성에의 북평 홍위대의 입성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란후」는 중공에선 부수상의 지위에 있으나 내몽고의 「건국의 아버지」같은 존재로서 만일 그가 실각하는 경우엔 중국의 소수민족정책과 얽혀 몽고족에게 주는 파문은 무시할 수 없다.
최근 정세를 더욱 혼돈하게 하는 것의 하나는 임표의 입장자체도 불안한 기미가 보인다는 국부계의 견해다. 그 증거로는 ①지난 8월 11 중 전회 직후에 비해 임을 추어올리는 보도가 두드러지게 줄었고 ②임표계로 간주되던 도주가 급속도로 약진하더니 지난 년말 하루아침에 「부르좌」실권파란 딱지가 붙여지며 실각했다.

<임은 과도인물>
임이 충돌사건의 방지를 위해 각지를 순방, 군의 지원을 확보하기에 바빠서 그렇다는 일부의 해석도 있으나, 최근 그의 얼굴이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는 사실에 그의 입지의 불안정화와 연관시키는 견해도 무시될 수는 없다는 해석도 있다. 어쨌든 그가 군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면 오늘과 같은 혼란엔 이로지 않을 것이니, 그는 과도적 인물에 불과하다고 국부계는 보고 있다.

<주은래의 위치>
현재 15명의 부수상 중 홍위대의 비판을 받지 않은 사람은 임표 혼자뿐이다. 최근 홍위대의 비판을 받은 진의 이부춘 이선념 담진림 섭영진 사부치 등 6명을 비호한 주은래 수상은 권력투쟁의 과정에서 주목될 존재이다. 그도 한때 비판을 받았지만 넘어뜨릴 수 없는 이유는 그를 넘어뜨리면 전면적인 행정이 마비상태를 초래할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는 사람이 있다. 양파의 조정역으로 등장할 가능성을 예측하는 견해에 대해 주는 군을 장악할 자신도 실력도 없다는 점에서 결정적 구실은 못하리라는 견해와 맞서고 있다.

<불붙인 왕광미>
공산당원으로서 「네클리스」를 걸치고 「수카르노」의 방중때 그에게 담뱃불을 붙여주었음은 국치라는 홍위대 비난을 계기로 국가주석부인 왕광미가 10일간 만다 대중앞에 자아비판을 강요당하고있는 가혹한 바람속에서 장래의 결정적인 열쇠는 군이라는 점에 대부분의 견해가 일치한다면 「문혁」의 바람은 필연적으로 정군의 단계로 들어서지 않을 수 없다. <이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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