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시즌 프로야구] "이번 토요일 프로야구 보러 가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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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2005년 프로야구가 4월 2일 막 오른다. 한국야구 100주년이란 의미까지 더해 8개 구단의 각오는 어느 때보다 프로답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정정당당한 플레이로 팬들께 기쁨을 주자"고 입 모은다. 홀수 해인 올해엔 올림픽이나 월드컵축구.아시안게임 같은 대형 국제대회가 없어 야구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질 전망이다. 개막을 이틀 앞두고 올 시즌 예상 판도와 관전 포인트 등을 점검한다.

프. 라. 이. 드.

올 시즌 프로야구의 화두는 '자존심'이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구단 사령탑들의 자존심 싸움은 시작됐다. 특히 선동열 삼성 감독과 이순철 LG 감독의 가시 돋친 입담이 스토브리그(비시즌 기간)를 달궜다. 29일 미디어데이에서는 "레알 마드리드도 우승하지 못했다"는 양상문 롯데 감독의 한마디도 화제가 됐다. 호화 멤버 삼성을 겨냥한 '견제구'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9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현대에 우승을 내준 삼성은 자존심 회복에 모든 것을 걸었다. '최고주의'를 표방하는 구단답게 준비는 마쳤다. 역대 최고선수 선동열 감독이 사령탑을 맡았고, 자유계약선수(FA)에만 150억원 가까이 쏟아부었다.

자존심 회복이라는 숙제는 기아도 마찬가지다. 기아는 1980~90년대 한국시리즈 9관왕에 빛나는 해태팀을 이어받았지만 한 번도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다. 99년 이후 8개 구단 중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한 유일한 팀이다.

4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롯데도 올해야말로 자존심을 찾을 절호의 기회다. 시범경기 1위로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 현대는 자존심 지키기에 나선다. 현대는 2000년대 들어 세 번 오른 한국시리즈에서 모두 우승, '최고의 팀'으로 자리 잡았다. 삼성에 팀의 기둥이던 심정수.박진만을 내줬지만, 김재박 감독은 "목표는 한국시리즈 3연패"라고 호언한다. 자존심을 지키고 회복하는 방법은 오직 좋은 성적뿐이다.

?더 뜨거울 투수전=올 시즌 각 팀은 지난 시즌보다 일곱 경기가 줄어든 126경기를 치른다. 더블헤더도 없어졌다. 그러다 보니 쉬어 갈 경기도, 버리고 갈 경기도 없다. 확실한 투수진을 갖춘 팀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삼성.기아.SK가 3강으로 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선발투수진과 베스트9 라인업만 놓고 보면 삼성과 기아가 최강이다. 두 팀은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백업멤버까지 따진다면 SK가 오히려 낫다. 두터운 선수층의 SK는 주전의 공백을 모른다. 나머지 다섯 팀은 3강에 비해 눈에 띄는 약점이 있다. 현대는 거포(심정수.브룸바)가 빠진 자리가 큰 데다, 중간계투진도 부족하다.

빈약한 중간계투진 고민은 두산.LG.한화도 마찬가지다. 한화는 노쇠한 선발진(송진우.정민철.문동환)도 고민이다. 투수진은 그런대로 모양새를 갖춘 롯데의 경우 3강에 비해 방망이의 무게가 너무 떨어진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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