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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민중당은 대통령후보 유기오씨, 당수 박순천 여사, 부당수 유진산씨가 이끄는 3두 마차로 집권경주의 길목에 나섰다. 헌정수호를 으뜸으로 하는 정책야당, 야당의 구심운동을 위한 새 인물지명, 이 두개를 자랑스런 「이미지」로 다듬어 가는 것이 선거전의 주된 흐름-. 그러나 같은 야당인 신한당의 공격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험준한 산등성이를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정책>
반 독재 합헌적 정권교체, 그리고 대중경제가 정책의 밑뿌리.
공화당의 정보정치·부정부패는 집권연장을 위한 수단이며 합헌적 정권교체를 실현하는 것만이 부정부패를 제거하고 잠자는 보법을 소생시키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 부의 편재를 막기 위해 소득을 균등분배하고 중소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이른바 대중경제는 제1급 집권공약-.
정책위 각 분과위원장회의는 1월중 정책시안을 체계화하여 2월 중순께는 정책과 선거공약을 채택하는 전당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조직>
l백31개 지역구중 1백23개 지구당이 결당되어 있고 지난 11월 8명의 지구당위원장이 신한당으로 떠나자 바로 뒷자리를 메우는 기민성을 발휘. 지방조직 중 여당에 비길 정도로 각 동반에까지 뻗어있는 곳은 10개 안팎. 27개의 국회의원 구와 20개의 원외 유력한 지구당은 그런 대로 짜임새를 갖추고는 있지만 그 밖의 지구당활동은 여당 쪽의 「매머드」조직에 비해 너무나 초라한 현실이다. 세칭 강경파의 이탈, 계속 돋아나는 군소 정당 그리고 여당의 공세로 약화되는 조직은 새해에도 계속 당 지도부의 골칫거리.

<공천>
지역구공천은 현 지구당위원장 우선주의. 이 때문에 통합대회를 전후하여 지구당조직책 따기에 경합이 치열했으나 공천경주에 승산이 없는 인물들은 미리 신한당 등 타당으로 떠났기 때문에 서울 성동 갑구(유성권·김낙윤) 영등포 갑구(한포숙·김유근) 부산동구(박정세· 김승목)등 5, 6개 구를 제외하고는 무풍 상태. 지도부는 승산이 없는 10개 정도의 약세 구에 유력자를 찾기로 방침을 세우고 있으나 성과는 아직 미지수.
고민거리는 전국구공천. 18명의 현 전국구의원 중 5명은 신한당으로 갈 채비지만 나머지13명중 지역구를 다듬은 이는 이중재 김형일 이우태씨 등 3명뿐. 10명의 현 전국구의원을 비롯해서 김의택·권중돈·이민우씨 등 당 간부와 각계인사, 그리고 중견의원 등 최소 40여명이 14번 이내를 노려 경쟁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파벌·당성·재력을 저울질, 적절히 안배하고 말겠지만 공석기준을 만들 선거대책위에서부터 운영회의의 최종결정까지 소란스런 시련을 겪게될 것이다.

<자금>
민중당은 돈줄을 갖고있지 않다. 유진오 대통령후보, 당 간부 및 국회의원세비 중 일부 갹출 분을 경상비로 해왔지만 선거자금은 유진오 대통령후보와 유진산·고흥문·김영삼·이충환씨, 그리고 민주계에서 이상철·김대중씨 등이 분담할 계획. 고흥문 사무처장은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자금으로 각각 2억 원을 목표로 하고있으나 전망은 비관적이라는 얘기.

<계보>
민주·민정·자민, 그리고 「국민의 당」계가 통합당시의 계보. 그러나 강경파 이탈 등 파동을 거치면서 민주·민정 양파와 비주류의 세 갈래로 다시 나뉘었다.
민주계는 박순천·이상철·김대중·최영근, 민정계는 유진산·서범석·김의택·권중돈·김영삼·고흥문·이중재씨 등이 중심인물. 이 두 파가 악수하여 당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 박·유 체제이며 이 체제를 실질적으로 떠받들고 있는 고흥문·김영삼(민정) 김대중(민주)씨가 3K 라인으로 불려지는 중간실력자. 비주류는 민주계에서 이탈한 홍익표씨 중심의 혼성부대.
홍익표·홍부기(민주), 태완선·김세형(국민의 당), 이상돈(민정)씨 등 비주류는 박·유 체제가 짜인 지난 6월 전당대회이래 줄기차게 주류에 도전하여 발헌 개정도 추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이들은 11월 하순부터 신한당 비주류 및 재야인사들과 어울려 야당 대통령후보 단일화작업에 나섰다. 제3의 인물추대 쪽에 더 많이 기울고있는 이들 비주류는 단일화작업의 귀결에 따라 거취를 결정한다는 방침이어서 주류에게는 만만치 않은 위험신호.
주류는 통합제의 등 적극적자세로 비주류의 요동을 억제하고 있지만 더 이상 당의조직에 상처를 입히지 않도록 하는 문제는 주류계의 무거운 짐이다. <이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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