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초대형 광통신 글로벌 크로싱 도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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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이 한때 5백억달러에 육박할 만큼 위세를 떨쳤던 미국의 광통신 네트워크업체 글로벌 크로싱이 과잉투자에 따른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28일 법정관리(챕터 11)를 신청했다.

이로써 글로벌 크로싱은 세계 통신업계의 최대 규모 도산인 동시에 미국내 4위의 도산이란 기록을 남기게 됐다.

법정관리 신청과 동시에 회사측은 홍콩 재벌 리카싱(李嘉誠)이 소유한 허치슨 왐포아와 싱가포르 국영기업인 싱가포르 테크놀로지 텔레미디어가 7억5천만달러를 투자해 자사 지분을 공동 인수하겠다는 의향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버뮤다에 본사를 둔 글로벌 크로싱은 세계 27개국, 2백여개 도시에 초고속 통신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미국을 연결하는 해저케이블의 20%를 차지하는 세계적인 통신업체다.

자산규모는 2백24억달러, 부채는 1백24억달러로 알려졌다. 최고 64달러에 달했던 이 회사 주가는 그동안 추락을 거듭해 이날 현재 30센트를 나타냈다.

글로벌 크로싱은 지난 수년간 해저 광케이블망을 확대해 왔으나 정보기술(IT)붐이 사그라들면서 수요부진과 네트워크 이용료 인하로 결정타를 맞았다. 지난해 3분기 적자만 34억달러에 달했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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