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대어' 김주성 엑써스서 낚아

중앙일보

입력

대학 농구 최고의 센터 김주성(중앙대.2m5㎝)이 프로농구 삼보 엑써스로 간다. 김선수는 29일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농구연맹(KBL)대졸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잡은 엑써스에 지명됐다.

이제 프로농구는 2m대의 국산 스타팅 멤버급 센터 두명을 보유했다. 프로농구 판도를 바꾸는 새로운 역사의 시작일지 모른다. SK 나이츠의 서장훈(2m7㎝)과 김주성이 동시대에 활약함으로써 팬들은 한국판 윌트 체임벌린과 빌 러셀의 대결을 기대하게 됐다. 시간이 걸릴 것이다.

전문가들은 김주성의 기량이 아직 서장훈만 못하다고 본다. 김선수가 서선수의 창조적이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금세 따라잡지는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김선수는 서선수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당장 다음 시즌부터 주전멤버로 기용될 것이 확실하다.

공격 기술은 타고나는 부분이 많지만 수비는 노력에 따라 빠르게 기량을 향상시킬 수 있다. 가공할 득점력과 투지를 겸비한 '체임벌린' 서선수는 처음으로 자신을 전담 마크할 국내 센터를 맞게 됐다.'러셀' 김주성은 갈수록 어려운 상대로 성장할 것이다.

국가대표에서는 부동의 더블 포스트인 서장훈.김주성의 공통점은 신장에 비해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르고, 농구에 대한 센스가 뛰어나다는 점이다. 이 기동성과 센스가 아시아 최강 중국의 '만리장성' 왕즈츠-야오밍 콤비와 쌍벽을 이루게 했다.

엑써스는 전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 뛰어난 기량에도 불구하고 장신 콤비가 없어 퇴출을 고려했던 올스타전 최우수 선수(MVP) 안드레 페리와 재계약해도 좋다. 노장 허재도 좀더 활용할 수 있다. 장신 센터가 있는 팀은 외곽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적다. 정말 정상권을 노릴 수 있는 시점은 김선수의 기량이 무르익고, 상무에 있는 신기성이 복귀하는 2003년 이후다.

김주성의 행방이 정해지자 드래프트 분위기는 김이 빠졌다. 성균관대 트리오 가운데 정훈은 2순위로 모비스 오토몬스, 진경석은 3순위로 코리아텐더 푸르미, 이한권은 5순위로 SK 나이츠에 지명됐다. 각팀은 2라운드까지만 선수를 뽑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