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해상 어획물 직접구매 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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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동경9일 시사=본사특약】일본 통산성은 10일자의 고시로 외국어선의 공해에서 잡은 어물을 직접 수입할 榴징봅藍막?한국의 대「유엔」외교가 새로운 국제적 조류를 도외시한다면 몹시 비현실적인 외교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라고 하였다 한다.
만일 이 발언이 틀림없는 사실이라 한다면 우리는 여기서 그의 발언을 고언 없이 그대로 간과할 수가 없을 것 같다.
그것은 첫째 그의 발언이 너무도 감각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기로는 그는 외무부장관이지「유엔] 외교의 허를 현지에서 파헤쳐 가석 없는 비평을 가하라는 국제외교평론가가 아닌 줄 안다. 더욱이 그는 우리의 전통적인「유엔」외교의 원칙과 방식을 설득하느라고 기개국가를 방문하기까지 하면서 언제는 부질없는 낙관을 토로하기도 했던 우리 외교의 장이다.
그렇게 본다면 그가 현지에서 피부로 느낀「새로운 사조」라는 게 얼마나 실감에 찬 것이며 불가항력의 것인지 모르나, 우리는 그의 행동과 전언에 엄청난 괴리가 있음을 보지 않을 수가 없다. 하기는 그가 지적했다는「새로운 풍조」가 어제오늘에 시작된 것이 아닌 것쯤은 우리도 알며, 따라서 본 난은 이미 그런「유엔」외교의 장벽의 의미가 속히 엄정하게 구명되어 장·단기적 전망과 대응을 고루 갖추고 있어야한다고 누차 주장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전통적인「유엔」외교원칙 내지는 통한원칙을 하루아침에 그것도 방편에서가 아니라 원칙에서 뒤집어 놓는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하기가 어렵다. 우리외교가 그렇듯 감각적 수준에서 그 원칙마저 함부로 변경되는 것이라 한다면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둘째, 그의 발언은 신중을 결했다. 그는 지난날에도 자동상정방식을 재 고려하겠느니, 또한 될 수도 없는데 참전 16개국을 주축으로 통한협의기구를 검토하고 있느니 하는 등의 사견을 함부로 공개하여 즉각 취소하는 따위의 경솔을 되풀이 한 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우리는 외무당국자의 측량할 수 없는 태도표변에 부딪쳐 심한 불안을 안곤 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설혹 엄청난 객관적 정세의 변질에 직면하여 우리가 어떤 원칙상의 변경을 피할 수 없이 받아들여야할 사태가 코앞에 닥쳐온다 해도 적어도 외교의장은 실리를 위해서도 원칙 고수의 태도로 일관되어야 하고, 아니면 그런 체라도 해야한다고 했던 것이다.
한편 이번의 그의 발언은 그 중대성에 비추어 현지에서, 그것도 한국문제 토의를 앞두고 발하여질 것이 아니었다. 적어도 그는 현지정세를 면밀히 살피고 금년목표를 달성시킨 후 귀국하여 행정부·입법부 및 각계 전문가와 광범하게 협의하고 나서 그런 발언을 했었어야 한다. 그의 발언이 신중을 잃었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셋째, 그는 그 발언 뒤에 올 부작용에 대한 현명한 통찰을 잃었다. 과거에도 그의 불쑥불쑥 내미는 불용의한 발언은 물론 간접적이긴 하지만 모씨의 부분적 남북통일방안과 관련하여 정치적 물의의 원천이 된 듯한 때가 있었음을 우리는 기억한다. 이번에 다시 국회통일문제 공청회에서의 발언이 문제가 되었다는 김 모씨의 경우를 보더라도 우리의 국내질서가 얼마나 엄정한 것인가에 상도할 때 이 외무는 자칫 민간의 여론에 현실적으로 줄 수 없는 여유를 주는 선도적 발언은 삼가야했었을 것이다. 외교의 장의 발언이 얼마나 민감하게 세론에 반영되는 것인가를 이 외무는 이번에 다시금 깊이 성찰하기를 바란다. 이 외무의 박력과 젊은 지성을 아끼는 의미에서도 우리는 그가 두고두고 신중할 것을 요망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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