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야 재미있다] 월드컵의 이변 경기 ② 카메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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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명이 퇴장 당하고도 승리한 카메룬

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은 개막전서 대회 최대의 이변이 연출됐다. 전 대회 우승국 아르헨티나는 아프리카의 카메룬이란 생소한 나라에게 충격의 패배를 당했기 때문.

더구나 카메룬은 2명의 선수가 퇴장 당하는 수적 열세에도 마라도나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는 초대형 이변을 연출시키며 세계 축구 팬들의 눈을 휘둥거리게 만들었다.(카메룬에 불의의 일격을 당한 아르헨티나는 이후 전력을 재정비 승승장구하며 결승까지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카메룬의 수도 야운데에서는 으레 질 것을 예상해 전혀 기대도 안 했지만 의외(?)의 승리를 거두자 수천 명의 시민이 거리로 나서 승리의 춤을 추었다.

카메룬의 돌풍의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남미(아르헨티나)를 잠재운 카메룬은 2차 전서 유럽의 강호 루마니아마저 2-1로 잠재우며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흑인 특유의 유연성과 개인기, 스피드를 갖춘 카메룬은 비록 3차 전 소련 전에서 4-0으로 패했지만 2차 리그 진출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돌풍에서 태풍으로 변한 카메룬은 16강전에서 콜롬비아마저 2-1로 잡고 아프리카 최초의 8강 진출 국이 되었다.

대표팀에서 한번 은퇴했던 로저 밀러는 대통령의 명령(?)으로 복귀해 루마니아와 콜롬비아전에서 2골씩 넣으며 일약 ‘국민 영웅’이 되었다. 당시 그의 나이 38세였으니 ‘할아버지 선수’였다.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3-2로 아깝게 패하며 카메룬의 태풍은 멈췄지만 카메룬의 활약은 이후 국제축구연맹(FIFA)이 아프리카의 본선 티켓을 2장에서 3장으로 늘리게 된 계기가 됐다.

Joins 이병구 기자 <Lpgas@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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