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자 김성룡의 사각사각] 표정있는 양말들의 충고 … “웃어 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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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표정 없이 가만히 있을 때 가끔 “화났느냐”는 소리를 듣습니다. 잠시 딴생각을 하고 있었을 뿐인데 말이죠. 그런 소리를 들으면 좀 억울합니다. 그래서 진짜 화가 난 표정을 짓게 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인이 무표정하다고 말합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사람들 표정이 미간을 잔뜩 찡그린 ‘앵그리 버드’ 같습니다. 얼마나 웃을 일이 없으면 일주일에 딱 한 번 ‘개콘(개그콘서트)’을 볼 때만 웃는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립니다.

서울 청계천으로 헌책방 촬영을 갔습니다. 날은 추운데 헌책방을 찾는 손님은 없고 얼굴이 점점 험악해져 갔습니다. 그러다 평화시장 앞 노점 진열대에 걸린 양말을 봤습니다. 양말들의 재밌는 표정들을 대하는 순간 굳었던 얼굴이 조금 풀렸습니다. 사진을 몇 장 찍는데 피식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아마 ‘웃음 바이러스’가 저에게 침투를 한 것 같았습니다.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강합니다. 내가 먼저 웃으면 주변도 밝아집니다. 자, 이 노래를 큰소리로 부르면서 ‘웃음 바이러스’를 퍼뜨려 봅시다.

‘성난 얼굴 찡그린 얼굴 싫어요~ 싫어요~ 싫어요. ♬ 웃는 얼굴 밝~은 얼굴 좋아요~ 좋아요~ 좋아요 정말 좋아요. ♬언제나 어디서나 미소를 지어 보세요~ 언제나 어디서나 미소를 지어 보세요♪’.

김성룡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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