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황영조·모리시타 "함께 뛴다"

중앙일보

입력

'금메달을 놓고 경쟁하던 선수에서 금메달을 따기 위해 합작하는 감독으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남자마라톤 금.은메달리스트 황영조(32.국민체육진흥공단)감독과 일본의 모리시타(34.도요타자동차)감독이 올 여름부터 각자 소속팀 선수들을 이끌고 합동훈련을 실시키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황영조 감독은 최근 모리시타와의 전화통화에서 올해 여름훈련은 한국의 강원도 평창·횡계에서, 겨울훈련은 일본 남부 미야자키에서 합동훈련을 실시키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겨울에도 섭씨 15도 이상인 미야자키는 겨울훈련에 적당하고, 태백산 횡계·평창지역은 여름에도 선선한 기후여서 여름훈련에 그만이라는 것.

황감독은 모리시타 감독이 "올림픽 때는 우리가 금메달을 놓고 경쟁했지만 이젠 지도자가 된 만큼 아시아 마라톤이 아프리카보다 앞설 수 있도록 힘을 합치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먼저 모리시타 감독이 오는 7월 소속팀 선수 7명을 데리고 한국으로 전지훈련을 올 예정이며 12월에는 황감독이 국민체육진흥공단 선수 4명과 함께 미야자키로 향하게 된다.

황감독은 "서로가 좋은 훈련방법을 교환하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기록을 향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같은 합동훈련은 지난해 2월 황감독이 일본 벳푸-오이타 마라톤에서 모리시타를 만나 두팀의 협조방안을 논의하던 중 구체화됐다.

둘은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에도 친분관계를 이어오고 있으며 93년 결혼한 모리시타는 부인을 황감독에게 인사시킬 정도로 각별하다고 한다.

모리시타는 99년 도요타자동차 감독직에,황감독은 2000년 체육공단 감독에 선임됐다. 황감독은 선수시절 배운 일본어로 통역없이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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