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 세운 신부 부적응아와 씨름 3년

중앙일보

입력

'쓰레기장이 들어온다더니 인간 쓰레기 학교 웬 말인가'. 1997년 가톨릭 청주교구의 사제 윤병훈 신부가 부적응 학생들을 위한 대안학교를 세우려 했을 때, 부지로 물망에 올랐던 어느 지역 주민들은 이런 현수막을 걸었다. '문제 어른'들에 의한 첫 시련이었다.

겨우 청주시 옥산면 환희리 마을에 '양업 고등학교' 자리를 잡고 신입생 36명을 받았지만 교장인 윤신부와 교사들에게 진짜 시련은 그 때부터였다. 아이들은 만나자마자 머리끄덩이를 잡고 발길질과 질펀한 욕을 해대며 싸우는 등 그들을 '시험에 들게' 했다.

"황당하다기보다 섬뜩하고 두려운 느낌이었다. 그들을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보다 비난의 소리가 먼저 쏟아져 나왔다."

신간 『뭐, 이런 자식들이 다 있어!』는 윤신부가 그동안 써온 글들을 모은 것이다. 아이들에게 얼마나 사랑이 필요한지, 즐겁고 신나는 학교를 만드는 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해 가슴에 와닿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