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대 국영은행 증시 상장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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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4개의 초대형 국영은행을 증시에 상장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앞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대규모 채권발행을 허용키로 했다.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른 금융시장 개방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4대 은행은 중국공상(工商)은행.중국은행.농업은행.건설은행 등이다.

중국 관영 CCTV는 16일 향후 5년간 금융산업의 개혁방향을 담은 이같은 정부 계획을 보도했다.

이와 관련,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의 다이샹룽(戴相龍)총재는 "4대 은행이 올해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모두 4천억위안(약 62조5천억원)의 장기채권을 발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이들 은행이 연말까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기준(8%)을 맞추도록 한다는 것이다.

중국 전체 은행 자산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4대 상업은행은 중국이 개방정책을 펴기 시작한 지난 20여년간 경제발전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해 왔다. 그러나 국영기업에 대규모 저리 정책자금을 대출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부실을 떠안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은 1997년 말 기준으로 4대 은행의 부실채권이 대출총액의 25%라고 발표한 적이 있으나 서방 전문가들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부실채권 비중을 50%로까지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4대 은행의 부실을 덜어주기 위해 98년 2천7백억위안을 긴급 투입했으며, 2000년엔 4개 자산관리공사를 신설해 1조4천억위안어치의 부실채권을 사주기도 했다.

당국은 향후 거액의 채권발행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한 뒤 우량 영업부문을 떼내 증시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미 중국은행은 상대적으로 우량한 홍콩 현지법인을 홍콩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건설은행은 상하이(上海)증시에 상장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서울=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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