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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후보에 올랐던 일작가|삼도유기부씨와의 대화|작품엔 역시 문체가 소중|「에로티시즘」의 본질은 육제와 정신의 합일에|다반사보다 심리적「리얼리즘」을 중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노벨」문학상 수상후보에 올랐던 일본의 작가 삼도유기부(미시마 유끼오·본명=평강공위) 씨는 올해 41세. 그의 짧은 연륜에 비해 그의 문단에서 거둔 수확은 누구보다도 풍요하고 또 그의 작품은 화려한 문체, 일종의 도착된 심리묘사등으로 하나하나가 충격적인것이다. 그래서 「삼도문학」은 전후 일본문단에 「미의혁명」을 가져왔다고 평가 되고있다.
여기 싣는 대담은 삼도씨와 약한시간에 걸쳐 그의 작품과 최근 일본문단의 경향과 문화일반에 대해 문답한것의 요지이다..【정종식기】
-「삼도문학」으로 전후의 일본문학에 이른바「미의 혁형」을 가져왔다는 평을 받고있는데…
▲삼도=명치시대 (1926년) 이래의 일본의 자연주의 「리얼리즘」은 일상생활의 주변을 「리얼」하게 묘사해왔다. 그러나 일본문학의 전통을 돌이켜보면 거기에는 「말」 이랄까, 문체를 중요한 요소로 삼은 시대가 있었다. 일상적인 서술이나 일기에서 문학을 가려내는 표식 (메르크마르)가 거기에 있다고 볼수 있겠고 그것이 스스로 「미」 라는것을 조성하여왔다. 나의 작품은 일상다반사를 스쳐가되 중요한 부분으로 다루고 있지는않다. 구성은 「드라머틱」하게… 물론「리얼리즘」을 송두리째 버린것은 아니다. 다반사에 얽히는 「리얼리즘」 보다 심리의 「리얼리즘」을 중요시하고있다.
그러나 나의 작품 역시 무엇보다도 문체를 소중히 여기고있다. 그런데서 「미의혁명」 이란말이 나오지않았나 생각된다. 일본의 전후문학은 애써 「더러운것」을 다루어왔다. 거기에 대항한다는 의식도 작용하지 않았나싶다. 그러나 요즘은 또 너무 깨끗해져서 「더러운것」을 다시 파헤쳐야겠다는 생각도 하는 모양이다.
- 「미의혁명」은 문체와 더붙어 「미덕」 에 대한 혁명도 일컫지 않는가?「모럴」 의 붕괴뒤에 오는 새로운 제2의 「모럴」 ‥이런데서 혁명을 불러일으킨것 아닌가?
▲삼도=나는 굳이 「모럴」을 부흥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일은 없다. 「모럴」이 붕괴했다면 그것은 그런대로 역사적인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전후에 「모럴」이 무너졌다면 그것은「모럴」자체가 약했던 탓으로 약한것은 어쩔수없다. 요즘은 그반동 (리액션) 으로 「모럴」이 되돌아오고있다. 그것도 어쩔수 없다. 정치적인 국면에서 본다해도 「내셔널리즘」과 같은 옛 「모럴」이 소생되고있다. 「모럴」과 진실과는 별개의 생명을 가진다. 나는 진실-「모럴」을 빼어낸 진실을 더 소중히 생각한다.
-이상적인 인간상은?
▲삼도=작품「우국」의 주인공과 갈은것이지, 홀랑 다타버린 삶. 생명이 연소하다보면 막히는데가 생겨 연기가 나게된다. 종이에 불을 붙이면 타오른다. 이것을 이용하여 물을 끓이고 방을 데우고한다. 부실부실 타는데서 이용가치가 생긴다. 문학도 마찬가지. 그래서 연기가 나는 동안이 소설화된다. 한꺼번에 홀랑 타버리면 이용가치는 없겠지만 이때가 제일 아름답다. 「우국」의 주인공은 그런사람이다. 가장 아름다운 경지에 간-.
(「우국」이란 작품은 단편이다. 일본의 군부 「쿠데타」인 2·26사건당일 근위대에 근무하는 한 젊은 일본군중위는 우군끼리 충돌하게 될 정세에 통분, 할복자살을 택한다. 그의 윤수도 그를 뒤따르는 줄거리인데 삼도씨 자신이 각본·주연·연출을 맡아 영화화까지 하여 「투르」 국제영화제에서 찬부 50대50으로 차점을 차지하기도 했다.
정치와 맞부딪쳐 궁지에 몰린 인간상-. 어떤의미에서는「덕스런것」과 「삶」을 한꺼번에 해결한것이지. 저런 처지에 놓이면 죽을수밖에는 없다. 죽으면 되지않겠는가.
-우국과 애국은 함의가 다른가?
▲삼도=나는 우국이란 말을 좋아한다. 거기에는「맬런컬릭」한데가 있다. 깃발을 마구 휘젓고 고함을 지르는것이 애국이라면 우국에는 심야에 홀로앉아 나라를 걱정하는「멜런컬리」가 있다.
-「소크라테스」의 죽음과 우국의 죽음에 관한 관련을 어떻게짓겠는가?
▲삼도=「소크라테스」의 죽음은 근대 현상이다. 「소크라테스」는 「에로티시즘」을 싫어했다. 육체와 정신이 한꺼번에 목적을 향하여 연소한다는것이 「소크라테스」의 죽음에는 없다. 월남승의 죽음도 정치에 「코미트」한 죽음이다. 대승불교적인 죽음…. 그러나 거기에는 처절한데가 있다. 진실의 극이라고나 할까…. 「소크라테스」때의 희랍에서는 현세이외의것은 관념하지 못하도록 되어있었다. 「짐네지움」에서 「스포츠」를 하고 「아고라」 에서 정치논의를 폈다.
여기에 「소크라테스」 는「이데」라는것을 끄집어 내어 현세의 균형을 결정적으로 무너뜨리려 했다. 위험한 인물로서 벌을 받았다. 희랍의 고전적인것을 무너뜨리려 했다. 내가 정치가라 해도 그를 사형으로 했을 것이다. 육체와 정신 (이데)이 합일되는데에 「에로티시즘」의 본질이있다. 바로 「우국」의 주인공 처럼-.
「니체」도 지적했지만 자유는 「…에서」가 아니라 「…에의」「…를위한」이라야 한다고했다.
-전후 일본 문단의 흐름에 관하여
▲삼도=곡기윤일랑에 관한 평가가 달라진 것이 한 특징이 아닐까 생각한다.
전전에는 곡기문학은 사랑을 받았지만 존경을 받지는못했었다. 그의 문학에는 일상다반사를 그린 자연주의 「리얼리즘」이 없었다.
한편 문체가 뛰어났다. 전후 곡기씨는 문호로서 사랑과 더블어 존경을 받게됐다. 그는 문학에서 정치·사회·경제적인 문제는「셧·아우트」하고 관능의 세계, 관능의 힘이 인간을 지옥의 밑바닥까지 끌어가는 그런 신비스런 힘을 그렸다. 그깊이는 자연주의에 비할바아니다. 석천달삼씨는 사회문제를 애써 다루었지만 문학적인 깊이는 어떨까 생각된다.
-요즘 집필하고있는것은?
▲삼도=「풍요의 해」(Mare Foecunditatis) 집필중.
전4권인데 제1권 「춘추」 제2권은 「분마」 제3권은 「새벽의 절」 제4권은 미정이다.
주인공이 각권마다 새로 태어난다. 말하자면 변신한다. 현세의 근본의식인 「아라야시스」가 「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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