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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관, 부동산 투기 의혹 추궁에 “딱 2개 성공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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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렸다. 김 후보자가 답변 도중 손으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김형수 기자]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저는 로비스트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대장 예편 후 무기중개업체인 유비엠텍에서 고문을 맡아 2년간 2억여원의 보수를 받은 것과 관련해서다. 그는 “일체의 로비 활동을 하지 않았다”며 “만약 했다면 당장이라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유비엠텍 입사는 “합작회사를 통해 국산 전차의 부품을 조달하고 엔진생산 기술을 도입하는 데 필요하다고 판단해 국가에 헌신하는 마음으로 들어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김진표 의원은 “세계 어느 나라가 무기중개상 고문을 국방장관으로 임명한 전례가 있는가. 지금이라도 사퇴하는 게 군에 대한 예의이자 박근혜 대통령을 위한 길”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안규백 의원은 “유독 김 후보자에 대해서만 제보가 쏟아져 골치가 아프다”고 했다.

 새누리당 일부 국방위원들도 김 후보자의 처신을 문제 삼았다. 김 후보자(육사 28기)의 육사 1년 선배인 송영근 의원(예비역 중장, 육사 27기)과 유승민 국방위원장이 나섰다. 송 의원은 “개인적으로 그 자리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내가 그동안 봐온 김병관은 대단히 좋은 김병관, 능력 있는 김병관이었다”면서도 “연평도 포격 사건이 벌어졌을 때 일본으로 온천 여행을 간 것은 후배들도 흔쾌히 용납하지 않을 사안으로 빚을 진 것 같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김 후보자가 지난달 22일 후보자 신분으로 한미연합사 등을 방문했던 점을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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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승민=후보자 신분으로 공식적인 자리에 왜 갔는가.

 ▶김병관=참석 대상에 포함됐다고 (당선인 측에서) 통보받고 참석했다.

 ▶유승민=청문회를 거치지도 않았고 후보자 신분에 불과했는데 당선인 측에서 요청이 와도 ‘제가 가는 게 부적절하다’고 얘기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김병관=통수권자가 될 분이 하는 행사에 참석하는 게 뜻이 있다고 생각해 응했다.

 ▶유승민= 그게 후보자로서 적절한 처신이었다고 생각하시는 모양이죠?

 김 후보자는 청문회 내내 두 손을 모은 채 정면을 응시하는 자세와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 연평도 포격전 직후 일본 온천여행을 떠난 데 대해선 “제 불찰이자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제보가 많다는 안 의원의 지적에 대해선 “제게 이렇게 유감을 가진 사람이 많구나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저는 청렴하게 살아왔다. 부정한 돈을 사용하거나 받은 일이 없으며 오히려 제 돈을 넣어서 사용한 적은 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 자신은 10여 차례의 부동산 거래에서 대부분 손해를 봤다고 해명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이 “일산 땅과 반포동 아파트에서는 엄청난 시세차익을 거뒀다”고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딱 2개 성공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북한의 위협과 관련, “북한이 서울에 대량 포격과 같은 전면전을 도발할 경우 북한의 정권 교체나 정권 붕괴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선 “재평가 결과에 따라 전작권 전환이 재고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핵실험이 있고 위협 발언이 계속되는 상황”이라며 “현재 상황이 전작권 이양을 할 만한 상황인지, (준비가) 어느 정도 충족됐는지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이는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가 전작권 전환 연기론에 반대했던 것과는 다른 입장이다. 김 후보자는 사회적 논쟁거리인 군 가산점 제도 도입 문제에 대해 “사회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면 어떤 형태로든 추진돼야 한다. 어떤 형태로든 노고에 대한 대가는 보장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글=채병건·하선영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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