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는 지금] 신병인 줄 알고 안았더니…'굴욕의 일병'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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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의 선전에 자극을 받은 것일까. 제설 작업을 하는 군인의 고충을 그린 ‘레 밀리터리블’로 대박이 난 공군 미디어홍보팀에 이어 최근 육군도 미디어홍보팀 ‘밀리미터’를 창단했다. 공군에 밀릴 수 없다는 듯 출범과 함께 각종 패러디물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육군 블로그 캡쳐]

먼저 음료 ‘핫식스’의 광고를 군대 버전으로 패러디한 영상이다. 군대에서 일어나는 재밌는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연출했다. 막내 생활만 7개월 째인 일병이 무기력하게 청소를 하다 우연히 신병이 입소한다는 소식을 듣는다. 기쁜 마음으로 행정실에 뛰어간 일병은 각을 잡고 앉아 있는 신병을 뒤에서 끌어안고 “내가 네 맞선임이야”라며 머리를 쓰다듬는다. 하지만 그 순간 행정실 문을 박차고 들어온 사람이 있었으니. ‘진짜’ 신병이었다. 그렇다면 귀여워 죽겠다며 붙잡고 끌어안은 사람은 대체 누구인 걸까. 그 순간 일병은 그의 군복에서 소위 계급장을 발견한다. 당황한 일병의 표정과 함께 ‘그러니까 일병이다’라는 카피 문구가 나온다.

[사진=육군 블로그 캡쳐]

다음은 얼마 전 힙합가수 빈지노의 트위터에서 시작된 ‘곶감 대란’을 패러디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고백하냐는 팬의 질문에 “곶감 좋아해?”라고 물어보라는 조언을 한다. 상대가 좋다고 하면 “우리 곶감 먹으러 상주 갈래?”라고 답하거나, 싫다고 할 경우엔 “나도 싫어해. 그런 의미에서 같이 맛있는 거 먹으러 갈래?”라고 받아친다는 내용이다.

육군은 이를 어떻게 각색했을까. ‘여자친구가 없는 여러분을 위한 그녀에게 데이트 신청하는 법’이란 제목으로 시작한다. 육군 홍보팀에서 추천하는 음식은 ‘딸기’다. “딸기 좋아해?”라고 물어본 다음, 그녀가 좋다고 할 경우 “우리 논산으로 딸기 먹으러 가지 않을래?”라고 답하며 논산훈련소 사진을 보여준다. 이어 의정부 부대찌개와 춘천 닭갈비 등을 추천하며 그 지역에 있는 훈련소 사진을 또 보여준다. 도대체 이게 무슨 뜻일까. 마지막에 ‘육군 입대’라는 문구가 그 답을 알려준다. ‘그녀를 얻고 싶다면 국가방위의 중심군 육군을 추천합니다. 딸기보다, 부대찌개보다, 닭갈비보다 인기있는 건 군필 오빠라는 거!’라고 덧붙였다. 육군 입대를 독려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공군의 ‘레 밀리터리블’이 너무 강했던 걸까. 네티즌은 다소 약하다는 반응이다. “재밌긴 한데 ‘레 밀리터리블’을 넘어설 수작은 보기 힘들겠죠”, “‘곶감 대란’ 패러디는 억지로 끼워맞춘 것 같다” 등이다. “‘레 밀리터리블’이 우리나라 군에 미친 영향이 이렇게 크단 말입니까. 앞으로 또 어디서 어떤 패러디물이 나올지 기대되네요”라며 흥미로워하는 이들도 있었다.

유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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