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업계 사장들은 `장수 CEO'

중앙일보

입력

국내 재벌 그룹의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기존 SI(시스템통합) 업체들의 CEO(대표이사)에 대한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SDS, LG CNS, SK C&C, 포스데이타 등의 CEO들은 적게는 2년 많게는 5년 이상 CEO 자리를 유지하고 있어 올해도 이들 CEO의 장수(長壽) 행진이 이어질지가 업계 최대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4개사의 사장들은 올해도 CEO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SI업계에서 가장 오래된 CEO는 SK C&C의 변재국(60) 사장. 변 사장은 지난 97년 1월 SK C&C의 전신인 SK컴퓨터통신 대표이사에 취임, 같은해 3월 포스데이타의 대표이사에 오른 김광호 사장보다 2개월 오랜 CEO 경력을 기록하고 있다.

이중 김 사장은 지난 2000년 3월 주총에서 2003년 2월까지 3년간의 대표이사직에 연임돼 6년간 자리를 보장 받은 상태이다.

변 사장도 올해 대표이사직 연임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업계에 알려지고 있다.

이들 두 회사 대표이사가 나란히 장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비결은 CEO 취임이후 탁월한 업적 때문이다.

김 사장은 스스로 `순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사회악이다'라고 강조하듯이내실경영에 힘써 포스데이타는 지난 97년 이후 줄곧 흑자를 기록했으며 흑자폭도 매년 증가해왔다.

2000년 11월 회사를 코스닥에 등록시켰으며 포항제철의 정보화 프로젝트인 `포스코PI'를 성공적으로 완수했고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회장, 한국SI연구조합 이사장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통해 회사 대외 이미지를 높인 점도 평가를 받고 있다.

변 사장도 지난 96년 950억원에 불과해 SI업계에서 주목을 끌지 못했던 SK C&C를 지난해에는 7천500억원의 매출로 삼성SDS와 LG CNS에 이어 업계 3위의 선두업체로 도약시켰다.

변 사장과 김 사장은 각각 지난 67년과 69년 SK그룹과 포항제철의 신입사원으로 입사, 사장자리에 오르는 입지전적인 출세가도를 달린 것도 공통점이다.

이밖에 삼성SDS의 김홍기(55) 사장은 지난 98년 12월 사장에 취임, 올해 연임될경우 4년째 CEO를 맡게 되며 LG CNS의 오해진(59) 사장은 올해 연임되면 3년째 CEO를 유지하게 된다.

이들 두 사장의 경우도 지난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매출과 이익이 크게 증가하는 등 좋은 실적을 냈으며 업계에서 IT(정보기술) 전문가로 호평을 받고있는 점을 감안하면 연임이 유력시되고 있다.

특히 김 사장은 지난해 미국의 IT 잡지인 컴퓨터월드에서 선정한 `올해의 IT CEO 100인'에 포함되는 등 세계무대에서도 성가를 올렸다.

SI업계 CEO들이 이처럼 장수하는 비결은 회사의 좋은 성적표외에 또다른 원인이있다.

재벌 그룹들이 저마다 IT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업무의 연속성을 무시한채 현재의 CEO들을 교체하기가 부담스럽다는 것. 실제로 그룹내 임원들중에 IT 전문가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특별히 하자가없는한 새로운 대안을 찾을 이유가 별로 없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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