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같은 음악 '알리아 복스' 베스트 앨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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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겠지만 고음악 애호가들에게는 이미 널리 알려진 알리아 복스(Alia Vox)라는 레이블이 있다.

1998년 스페인의 비올라 다 감바 연주자 호르디 사발(Jordi Savall)이 설립한 알리아 복스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상업성에 흔들리지 않는 치밀하게 엄선된 기획과 연주, 고음악에 대한 진지하고 권위있는 접근으로 성가를 높여왔다.

국내에서는 신나라 뮤직이 알리아 복스의 음반을 수입. 발매하고 있는데, 얼마전 출시된 '우주의 조화(Harmonie Universelle)'는 이 독특한 레이블의 역사와 특징을 한 눈에 엿볼 수 있는 음반이다.

1998-2001년 발매된 알리아 복스 음반 5장에서 가장 아름답고 뛰어난 녹음만을 뽑아 수록했다.

'카를로스 5세' 에 수록된 데프레의 샹송 '가슴에 사무치는 회한', '브뤼셀미사'중 비버의 '아뉴스 데이', '인간의 목소리'중 마랭 마레의 '인간의 목소리', 사발이 쳄발리스트 톤 쿠프먼과 호흡을 맞춘 바흐의 '비올라 다 감바와 쳄발로를 위한 소나타' 등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보석같은 음악들을 17개 트랙에 담았다.

연주는 모든 알리아 복스의 음반들이 그렇듯이 사발이 이끄는 고음악 앙상블 '에스페리옹 ⅩⅩⅠ'이 맡고 있다.

첫 트랙 수록곡인 '라 폴리아'에서도 감지할 수 있듯이 낭만적 취향의 바로크 음악보다는 음악 자체의 원형에 충실한 바로크 음악 연주를 맛볼 수 있다.

본격적인 고음악 애호가들에게는 이런 맛뵈기식 편집 앨범의 잡다함이 다소 불만스럽겠지만 고음악에 처음 입문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수 없이 좋은 입문반이 될 듯하다. (서울=연합) 정 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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