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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장에 軍출신 남재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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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312호 01면

박근혜 대통령은 2일 국가정보원장에 남재준(69) 전 육군 참모총장을 내정했다. 금융위원장(장관급)에는 신제윤(55) 기획재정부 1차관을, 국무총리실장(장관급)에는 김동연(56) 기획재정부 2차관을 지명했다.

금융위원장 신제윤, 국무총리실장 김동연 내정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 핵실험으로 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도발 가능성이 있다”며 “국가 위기상황에 대처하면서 국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막기 위해 시급한 인선을 우선적으로 발표했다”고 말했다.

남 후보자는 육사 25기로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27기), 박흥렬 청와대 경호실장(28기),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28기)의 육사 선배다. 남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김대중 정부의 임동원 원장 이후 12년 만에 육사 출신이 국정원장을 맡게 된다. 외교·안보라인의 절반(6명 중 3명, 김장수·김병관·남재준)이 군 출신으로 채워지게 된다.

기획재정부는 1, 2차관이 나란히 장관급으로 내정되자 반기는 분위기다. 신 후보자는 조직 내 신망이 두텁다. 김 내정자는 상고 출신으로 낮에는 은행에서 일하고 밤에는 공부를 한 끝에 고시에 합격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재정부에선 핵심 인사들이 정부 요직으로 발탁되면서 업무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토요일에 인선을 발표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야당을 압박하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법이 개정되면 국무총리실장은 국무조정실장으로 이름이 바뀔 예정이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날 국무총리실장으로 발표하면서 “국무총리가 국정을 공백 없이 이끌어 나가도록 보좌하기 위해 시급히 임명했다”며 “법이 개정되면 국무조정실장으로 재발령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3일 오후 2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이한구 원내대표,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대위원장, 박기춘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했다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돼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여야에 소상히 의논 드리기 위해 만든 자리”라고 설명했다. 허태열 대통령 비서실장도 이날 중앙SUNDAY 기자와 만나 “박기춘 원내대표 등 야당과 하루에도 수차례 통화하며 정부조직법 처리를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청와대 회동 참석 여부에 대해 “내일(3일) 오전에 있을 여야 회동에서 야당의 요구안을 얼마나 수용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인선에 대해선 “특정 군 인맥이 국가안보실장, 경호실장, 국방부 장관, 국정원장에 임명돼 권력 집중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폭넓은 분야를 담당해야 하는 국정원장에 육군 출신 인사가 발탁된 점 또한 아쉽다”는 논평을 냈다. 관계기사 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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