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눈 실용화 눈 앞에 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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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눈으로 시력을 되찾고, 적혈구만한 로봇이 혈관을 항해하며 건강 정보를 무선으로 몸 밖으로 알려주면서 수술도 하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

테이프처럼 승용차 몸체에 붙여 전기를 연결하면 깜박이등이 되는 라이트시스템도 내년에 실용화 된다.

이는 지난 8일까지 과기부 프런티어연구사업단인 지능형 마이크로사업단
(http://www.microsysten.re.kr) 주최로 열린 한.이탈리아 공동 '생의학 마이크로시스템과 나노테크' 워크숍에서 공개된 첨단기술에서 엿볼 수 있는 미래 사회의 단면이다.

지능형 마이크로사업단 박종오 박사는 "마이크로 시스템의 실용화가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장애 극복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인공 눈=벨기에 루바인 캐톨릭대 등에서 개발 중인 인공 눈은 망막이나 수정체가 망가져 시력을 잃은 사람들에게 희소식이다. 사람 눈 형태로 만들 수도 있는 인공 눈은 초소형 카메라에 시신경을 연결해 사물을 볼 수 있게 한다.

영상은 초소형 카메라를 거쳐 몸 외부의 영상신호처리기→인공 회로와 연결된 시신경→대뇌로 전달된다. 인공 회로와 말초 시신경 연결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와있다. 이미 실험실 수준의 시스템은 개발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인공 눈이 3~5년 정도면 실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는 대뇌까지 연결된 시신경이 살아 있는 환자용으로만 인공 눈이 개발되고 있으나 머지않아 이마저도 망가진 시각장애인을 위한 것이 개발될 전망이다. 속속 개발되고 있는 신경 연결 기술들이 청신호다.

◇ 테이프식 차 깜박이등=이탈리아 피아트자동차 중앙연구소 피에로 페를로 박사는 내년이면 두께가 1㎜로 얇은 자동차 깜박이등을 개발해 상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자가 부딪치면 빛을 내는 초미세 나노분말을 사용해 일궈낸 개가다. 이는 21세기 발전 동력원으로 꼽히는 나노기술을 일상에 활용한 상징적인 제품이 될 전망이다.

테이프식 차 깜박이등은 제조 원가도 기존 제품에 비해 절반 정도면서 전기도 거의 안든다. 같은 양의 전기를 썼을 때 이 라이트는 기존 제품의 약 30배나 밝다.

그 만큼 전기를 빛으로 바꾸는 기능이 탁월한 것이다. 기존의 차 깜박이등을 장착하기 위해서는 깊이 7㎝ 정도로 차체를 움푹 파야 하나 테이프식은 그럴 필요가 없다.

◇ 나노 저울=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태송 박사가 개발한 것으로 생명공학.나노기술 시대에 필수적인 계측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저울은 10억분의 수g을 측정할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하다.

어떤 물체든 무게가 달라지면 공진 주파수도 달라진다는 사실을 응용한 것이다. 무게와 공진 주파수를 알고 있는 나노 저울에 특정 물체가 달라붙으면 그 무게만큼 공진 주파수가 달리지므로, 역으로 이 주파수를 측정하면 저울에 붙은 극미세 물체의 무게를 환산할 수 있는 것이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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