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내년 풀시드 확보한 이정연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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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하면 더없이 좋죠. 한국인 신인왕 계보를 이으면 금상첨화겠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2부투어인 퓨처스투어 상금랭킹 3위에 올라 내년 LPGA투어 풀시드를 따낸 이정연(22. 한국타이어)은 목표를 '투어 대회 1승'과 '신인왕'이라고 넌지시 내비쳤다.

9일 대망의 LPGA 투어 입성을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이정연은 22주 동안 미국 전역을 자동차로 돌면서 19개 대회를 출전하는 등 LPGA 투어 생활에 대한 '연습'이 충분한만큼 자신감도 크다고 말했다.

이정연은 골프 명문 서문여고를 졸업하고 98년 프로로 데뷔, 2년 연속 상금랭킹 5위에 올랐던 유망주. LPGA 퀄리파잉스쿨에 2차례 낙방하자 퓨처스투어에 도전, 상금랭킹 3위까지 주는 내년 풀시드를 따냈다.

키 175㎝의 당당한 체격과 든든한 배짱이 돋보이며 명랑하고 낙천적인 성격으로 LPGA에 빠르게 적응할 재목으로 꼽힌다.

--그토록 바라던 LPGA 무대를 밟게 된 소감과 각오는
▲기쁘다. 데뷔 첫해에 우승을 하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다. 박세리, 김미현, 한희원 선배에 이어 신인왕 계보도 이으면 더 좋겠다. 하지만 투어에서 살아남아 내년에도 풀시드를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다.

--퓨처스투어 생활이 쉽지는 않았을텐데
▲하루 연습, 프로암 출전, 그리고 경기 3라운드를 뛴 뒤 곧바로 다음 대회로 이동하는 강행군이 이어지는 게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상금도 쥐꼬리고. 함께 다닌 어머니(정연정. 48)가 영어가 능숙해 그나마 다행이었다.

--가장 힘들었을 때를 꼽는다면
▲12주 연속 대회를 치른 적이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풀시드를 따지 못하면 스폰서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견디기 어려웠다. (이정연은 이번풀시드 획득으로 한국타이어로부터 내년부터 2004년까지 3년동안 매년 28만달러씩 지원받게 됐다)

--퀄리파잉스쿨과 퓨처스투어, 어느쪽이 LPGA 투어 진출에 유리한가
▲퀄리파잉스쿨은 당일 컨디션이나 운이 많이 작용한다. 퓨처스투어는 제 실력이 그대로 반영된다. 투어 경비만 부담할 능력이 있다면 후배들에게는 퓨처스투어를 권하고 싶다. 고달픈 투어 생활에 대한 정신적 훈련도 되니까.

--이제 출국하면 내년 시즌 준비는 어떻게 하나
▲우선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클럽 피팅을 할 예정이다. 타이틀리스트에서내게 꼭맞게 클럽을 맞춰주기로 했다. 그리고 라식수술을 할 계획이고 17일께부터 플로리다 올랜도에 있는 닉팔도아카데미에서 훈련에 들어간다.

--훈련 주안점은 어디에 두나
▲아이언샷이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아이언샷 정확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작정이다. 물론 드라이버샷, 쇼트게임, 퍼트 모두 중요하다.

--김영(21), 김주연(20)과 치열한 선두권 경쟁을 벌였는데
▲우리 한국선수 3명이 나란히 풀시드를 따냈으면 좋았는데 그게 안돼 안타깝다. 우리 셋 때문에 퓨처스투어가 국내에 알려졌고 이에 도전하는 후배들이 많아진 것이 보람이라면 보람이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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