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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수준별 수능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12월, 대교협에서 2014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수험생들이 가장 궁금했던 내용은 대학들이 국어·수학·영어의 수준별 A·B형을 어떻게 반영하느냐였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중위권 이상 대학은 대부분 인문계열 B·A·B, 자연계열 A·B·B를 반영한다. 예체능계는 대체로 국어 A·B, 수학A, 영어 A·B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먼저 영어 유형별 지정 현황을 보면 B형을 지정한 대학이 인문계열 65개 대학(전체 187개 대학 중 34.8%), 자연계열은 61개 대학(전체 159개 대학 중 38.4%)이다. 각 권역별로 A·B형을 모두 허용한 대학들은 영어 B형에 대한 가산점 비율을 20% 내외로 발표했다. 이에 따라 중위권 이상 수험생이라면 영어 유형 선택은 B형 선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어·수학 동시 B형 선택할 수 없기 때문에 인문계열은 국어 B, 수학 A를, 자연계열은 국어 A, 수학 B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다른 측면에서 인문계열 수험생이 국어 A형을 선택했을 때 특별히 유리한 점은 없다. 자연계 수험생 대부분이 국어 A형을 선택하기 때문에 고득점 받기가 어렵고, 국어 B형의 가산점까지 고려한다면 인문계 수험생이 국어 A형을 선택하면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

 자연계 수험생 입장에서도 특별히 국어 B형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 자연계 중위권 이하(4, 5등급 이하) 수험생부터는 수학 유형 중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의 선택을 해야 한다. 그러나 수학 B형 가산점 비율이 10~20%정도이기 때문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다만 6월 수능 모의고사를 치른 후 2학기 중에 수능 원서접수를 할 때 중위권 이하 수험생 중 일부는 가산점까지 고려해도 유리하지 않을 때에는 인문·자연 모두 영어 B형에서 A형 갈아타기, 자연계 수험생 중 일부가 수학B형에서 A형 갈아타기의 선택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과학 탐구에서도 2014학년도 수능과 관련해 변화가 생겼다. 이런 변화는 국·영·수A·B형 선택 전략과 맞물려 입시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먼저 사회 탐구는 변경 전 11개 선택 과목에서 개정 후 10개의 선택 과목으로 변경됐다. 응시 과목 수도 최대 3개 과목에서 2개 과목으로 바뀌었다.

 국사와 근현대사가 한국사로, 한국지리와 경제지리가 한국지리로, 정치와 법과 사회가 법과 정치로 통합됐다. 윤리는 윤리와 사상과 생활과 윤리 과목으로 분리됐다. 역사 군에서는 동아시아사가 신설됐다. 신설과목은 과목 난이도를 떠나 기출문제가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선택 시 학습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특히 동아시아사, 생활과 윤리의 경우 기존에 있던 교과 내용이 아닌 새로운 내용으로 구성돼 확립된 유형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교육 과정에서 추가된 주제나 본문이 있는 경우 새로운 교육 과정을 숙지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자세히 출제하는 경우가 있다. 2학년을 대상으로 시행된 예비평가 모의고사에서도 이런 부분들을 강조한 문제가 많으므로 교육 과정의 차이를 확실하게 숙지하고 이해해야 한다.

 과학 탐구에서는 물리I·물리II·화학I·화학II·지구과학I·지구과학II 과목 명칭은 기존과 동일하나 생물I·생물II 과목명이 생명과학I·생명과학II로 바뀌었다. 개정된 물리I의 특징은 기존 물리I 내용을 포함해 그 이론의 실생활과의 연관성과 학습해야 하는 많은 양이라고 할 수 있다. 화학I은 4개 단원(화학의 언어, 개성 있는 원소, 아름다운 분자 세계, 닮은꼴 화학반응)으로 변환됐다. 개정 전 교과 내용에 비해 90% 가량 변화된 단원 구성이다.

 생명과학I은 전체 9개 단원에서 4개 단원으로 전체 단원 수가 줄었다. 하지만 과거의 생물II 과목에 존재하던 세포 생물학·세포분열·생태학 내용이 생명과학I로 개편됐고, 기존에 없던 생물의 다양성과 환경, 과거 순환계의 면역 내용이 일반 생물학 수준으로 심화돼 독립된 소단원으로 구성돼 과거보다 양적인 측면에서 비슷하거나 오히려 증가했다. 지구과학I은 현행 3개 단원에서 4개 단원(소중한 지구, 생동하는 지구, 위기의 지구, 다가오는 우주)으로 분량이 전체적으로 늘었다. 가장 큰 변화는 환경과 관련된 내용이 대폭 추가된 것이다. 과거 6차 공통과학 때처럼 일상생활과 연관된 내용이 강화된 것이다.

<최동규 부천 청솔학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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