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평가전] 황선홍, 미국 격파 최선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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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 황선홍(33.가시와 레이솔)이 9일 미국과의 축구국가대표팀 평가전에서 또 한번의 화려한 비상을 꿈꾸고 있다.

9월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 출전한 이후 2개월여만에 대표팀 경기에 출전하게 된 황선홍은 7일 서귀포 강창학연습구장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뛰며 미국전 출격을 준비했다.

이날 황선홍은 부상에 따른 대표팀에서의 오랜 공백에도 불구, 이천수(고려대),최태욱(안양) 등 공격진용의 좌우에 배치된 어린 후배들과 호흡을 맞추며 경쾌한 몸놀림을 보였다.

황선홍은 이번 평가전이 대표선수로서는 마지막이 될 지 모르는 내년 한일월드컵에 앞서 중요한 모의고사가 될 것임을 잘 아는 듯 실전을 방불케 하는 진지함으로훈련에 임했다.

지난 5월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2골을 넣으며 `역시 대안은 황선홍'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한 수준 높은 유럽무대에서 커가고 있는 설기현(안더레흐트)과 최근 절정의 골감각을 보이고 있는 최용수(이치하라)는 어느덧 그의 독보적인 위치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같은 J리거인 최용수는 지난달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 2차전에서 기막힌 시저스킥으로 선제골을 뽑아내 히딩크 감독의 눈도장을 찍어둔 만큼 황선홍으로서는 이번 경기에서 자신도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적지 않다.

또한 황선홍은 개인적인 주전경쟁과 더불어 풍부한 경험을 갖춘 최고참으로서의 역할을 강력히 요구받고 있어 어깨가 더욱 무겁다.

"한국선수들은 골문 앞에서 지나치게 흥분한다"는 히딩크 감독의 말에서 보듯설기현, 이천수 등 영파워들이 중심이 된 한국의 공격진은 아직까지 경험부족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A매치에 91차례 나서 47골을 올린 베테랑 황선홍은 최근 이같은 한국 공격진의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한 순간 무너질 수 있는 젊은 선수들을 심적으로 이끌어가야 할 구심점으로서의 역할도 해내야 한다.

황선홍은 "어린 선수들이 많은 만큼 고참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개인적으로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후배들을 잘 이끌고 반드시 월드컵 16강에 오르겠다"며출사표를 던졌다.(서귀포=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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