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패션 바라보는 시각 확 달라져"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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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패션을 보는 시각이 달라진 걸 피부로 느꼈다.”

2013년 FW 뉴욕 패션위크 개막 행사로 자리 잡은 ‘컨셉코리아’를 위해 뉴욕을 찾은 홍상표(56)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의 말이다. 2009년 처음 선보인 이 행사는 올해로 일곱 번째 시즌을 맞는다.

초반엔 시행착오도 있었다. 반응도 시큰둥했다. 그러나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뉴욕 패션위크 첫날 공식 프로그램으로 진행해 오자 이제는 태도가 달라졌다. 컨셉코리아에 데뷔하는 한국 디자이너가 뉴욕 패션계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다음은 홍 원장과의 일문일답.

-일곱 차례 ‘컨셉코리아’를 개최하면서 달라진 점은 뭔가.

“첫 두 시즌엔 한국의 패션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뉴욕 패션계도 호기심은 보였지만 디자이너를 직접 접촉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3·4시즌으로 이어지니까 참가 디자이너의 작품을 구매하는 바이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5·6시즌엔 100만 달러 가까운 계약이 성사됐다. 특히 뉴욕 패션계 신예 디자이너의 등용문으로 꼽히는 오프닝세리머니가 컨셉코리아를 보고 한국 디자이너 작품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스티브J&요니P’에 이어 올해는 계한희 디자이너의 작품이 오프닝세리머니 매장 다섯 곳에 진출한다.”

-정부가 자국 디자이너를 후원하는 행사가 뉴욕에선 낯선데.

“한국 패션계도 아시아에선 알아주지만 아직 디자이너 개인 힘만으로 뉴욕이나 파리·밀라노의 문을 두드리기엔 역부족이다. 그 길을 열어주려는 거다. 최근 브릭스(BRICS) 국가들도 자국 패션을 세계에 알리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패션을 알리면 라이프스타일과 문화가 전해지고 자연히 그 나라 상품이나 인재에 대한 수요도 늘어난다. 예컨대 지난해 브라질은 뉴욕 최대 백화점 메이시스와 함께 패션 및 문화 알리기 행사를 했다. 인도는 뉴욕 패션위크를 창설한 펀 맬리스를 수시로 초대해 자국 디자이너를 만나게 하고 그들의 작품을 접하게 한다. 뉴욕에서 중국 디자이너와 모델이 약진한 데도 중국 정부의 ‘보이지 않는’ 지원이 있었다.”

-한 시즌에 5명의 디자이너를 소개하는 건 좀 많다는 지적도 있다.

“초기엔 되도록 많은 디자이너에게 기회를 주자는 취지에서 5명을 선발했다. 런웨이 방식 대신 모델들을 한자리에 세워놓고 작품을 선보이는 프레젠테이션 방식을 택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이번부터 런웨이 방식으로 바꾸면서 5명은 많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나왔다. 다음 시즌부턴 세 명 정도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뿐 아니라 뉴욕이나 파리·밀라노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에게도 문호를 여는 방안 역시 고려 중이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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