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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하 17도 … 2년째 2월 한파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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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설 연휴를 앞두고 닥친 한파가 매섭다. 기상청은 8일 아침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17도까지 떨어져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이 될 것이라고 7일 예보했다. 올겨울엔 지난달 4일의 영하 16.4도가 가장 낮았다.

 보통 연중 가장 추운 달은 1월로 알려져 있지만 2월에 극심한 한파가 찾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에도 가장 추운 날이 2월(2월 2일 영하 17.1도)에 있었다. 기상학자들은 2월에 강추위가 닥친 이유로 ‘성층권 돌연 승온(SSW·Stratospheric Sudden Warming)’ 현상을 꼽고 있다. 이는 영하 70도 안팎의 기온을 유지하고 있는 성층권(지상 10~50㎞)에서 2~3일 사이에 기온이 수십 도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지표 부근에서 발생한 에너지 파동이 북극 성층권에 도달해 파도처럼 부서지면서 에너지를 쏟아낸 탓이다.

 기상청 김현경 기후예측과장은 “극지방의 성층권 기온이 상승하면 서에서 동으로 돌던 성층권 제트기류의 방향이 정반대로 바뀌어 동에서 서로 흐른다”며 “이에 따라 성층권 아래쪽 지상 10㎞ 상공에서 서에서 동으로 빠르게 도는 대류권 제트기류가 덩달아 느려진다”고 말했다. 대류권 제트기류가 약해져 뱀처럼 꼬불꼬불 움직이게 되면 제트기류의 빠른 움직임에 갇혀 있던 북극 지방의 찬 공기가 한반도까지 온다는 것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극지연구소 김백민 박사는 “성층권은 한번 기온이 오르면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이달 중순 이후에도 성층권 승온에 따른 한파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기상청은 설 연휴 동안 추운 날씨 속에 전국이 대체로 맑겠지만 설날인 10일 오전 서울 등 중부지방에 약하게 눈이 조금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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