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영국, 동성결혼 합법화 눈앞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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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프랑스 의회에서 동성(同性) 부부를 인정하는 법안이 1차 투표를 통과했다. 영국 의회에서도 곧 비슷한 법안을 놓고 논의와 표결에 착수한다. 두 나라에서는 찬반 논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동성 결혼에 대한 법률적 인정은 국제적 추세로 자리 잡았다. 스칸디나비아반도 3개국을 포함해 11개 국가에서는 전면적으로, 미국 등 3개국에서는 일부 지역에서 이미 합법화됐다.

 프랑스 하원에서는 2일(현지시간) 결혼을 ‘남녀의 결합’으로 정의하는 법률 조항의 문구를 ‘두 사람의 결합’으로 수정하는 법안에 대한 표결이 이뤄졌다. 이 법안은 찬성 249표 대 반대 97표로 가결됐다. 제1 야당인 중도우파 대중운동연합(UMP) 소속 의원 중 한 명을 제외한 전원이 반대했지만 집권 사회당을 비롯한 좌파 정당 의원들이 찬성에 몰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2주간의 세부 사항 논의와 법안 수정을 거쳐 하원에서의 최종 투표가 실시된다.

 영국 하원에서도 5일 동성애자 결혼 합법화 법안에 대한 토의와 표결이 실시된다. 동성결혼 입법에 반대하는 집권 보수당원 상당수는 투표를 연기할 것을 3일 촉구했다. 하지만 야당인 노동당과 연립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자유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어 통과가 유력하다.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동거 중인 동성 파트너를 법률적 배우자로 인정하는 ‘시민결합(civil union)’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동성동거 커플도 사회보장이나 세금 공제 등에서 결혼한 부부와 비슷한 지위를 누린다. 하지만 동성 커플들은 종교 시설에서의 결혼식과 자녀 입양 등도 보장받기를 원하며 합법화를 요구해왔다.

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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