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 기아 우승 '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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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창과 튼튼한 방패의 가세.

'리틀 쿠바' 박재홍(30)과 '돌부처' 진필중(31)이 19일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의 광주구장 구단 사무실에서 공식 입단식을 했다. 중심타자를 맡게 될 박재홍은 "부담이 많지만 고향팀인 만큼 빨리 적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고, 기아의 새로운 마무리 투수가 될 진필중은 "선후배들이 따뜻하게 맞아줘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트레이드로 기아의 전력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에 맞먹을 정도로 향상됐다는 평가다.

우선 타선에서 박재홍이 4번타자를 맡는다면 1번 이종범, 2번 김종국, 3번 장성호로 이어지는 1~4번의 기동력과 파괴력은 최정상급이다. 지난해 도루 85개를 합작했던 김종국(50개), 이종범(35개)에 이어 과거 30-30클럽(홈런.도루 모두 30개 이상)에 세차례나 이름을 새긴 박재홍의 합류로 기동력만큼은 삼성에 비해 확실한 우위다.

또한 큰 것 한방을 때려낼 수 있는 박재홍과 지난 시즌 타격왕 장성호의 새로운 조합은 이승엽-마해영 파워 듀오에 도전장을 던진다.

진필중 역시 기아 마운드의 고민을 해결했다. 리오스를 전업 선발로 돌릴 수 있어 선발진이 두터워졌고, 노장 이강철의 잠수함 효과도 중간계투로서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다승왕(19승) 키퍼와 리오스의 원투펀치에 김진우.최상덕이 가세하는 선발진은 8개 구단 중 으뜸으로 꼽힌다. 뛰어난 왼손투수가 눈에 띄진 않지만 이강철.박충식.강철민 등 불펜진도 든든하다.

진필중으로서도 기아 입단은 자신의 약점을 메우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진필중은 지난해 기아전에서 2승2패2세이브, 방어율 8.78을 기록했고, 2001년에는 2패2세이브, 방어율 6.00으로 부진했다.

다만 개성이 강한 뉴 페이스들이 일체감을 강조하는 기아 분위기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최대 과제다. 김성한 감독이 입단식에서 이들에게 "하와이 전훈기간에 기존 선수들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한 맥락도 여기에 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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